마나부가 식당에서 직접 주문하기 위해 들고 다니는 쪽지(수원 삼성 제공)ⓒ 뉴스1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의 일본인 공격수 사이토 마나부(32)가 특유의 성실한 자세로 한국 생활에 적응을 시작, 약 2주 만에 K리그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수원은 지난 6월30일 일본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 가와사키 프론탈레, 나고야 그램퍼스 등에서 14년 동안 활약한 마나부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수원은 부지런한 활동량과 풍부한 경험을 가진 마나부의 가세로 공격에 힘이 더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해외 생활이 처음인 마나부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수원에 왔다.

마나부는 수원 선수단에 합류하기 전부터 자신과 함께 뛸 동료들의 이름과 얼굴을 외웠다. 마나부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시즌 도중 팀에 합류하는 상황이고, 바로 실전에 투입될 수도 있기 때문에 선수들 이름을 미리 외워서 오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면서 "에이전트에게 수원 선수단 프로필과 사진을 요청했다. 전부는 아니지만 꽤 많이 외웠다"며 웃었다.

새로운 팀에 빨리 적응,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려는 마나부의 의지와 성실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수원 삼성의 새로운 외국인 공격수 마나부.(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마나부는 수원 이적 후 3경기에 출전했다. 아직 골은 없지만 투지 넘치는 모습으로 수원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이미 수원의 분위기 메이커 중 한 명이 됐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마나부는 이에 대해 "딱히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한 건 아니다. 다만 일본에서도 여러 차례 주장을 맡았고, 나이가 들면서 팀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알게 되는 것 같다. 현재 수원 분위기가 다소 처져 있다 보니 영어든 일본어든 소리 지르고 힘을 북돋아줄 필요가 있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마나부는 그라운드 밖 한국 생활에 대한 적응도 열심이다. 그는 "오기 전에는 한일 관계 때문에 걱정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와 보니 모두가 따뜻하게 환대해줘 잘 지내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최대한 혼자서 생활해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식당도 직접 찾아가고, '맵지 않게 해 달라'는 메모를 보여주며 최대한 직접 주문하려고 하고 있다"고 한국 생활 적응을 위한 노력에 대해 공개했다.

아울러 "한국에 오기 전 안병준이 '한국은 집도 크고 TV도 크다고 했는데, 역시 정말 크더라"고 웃으며 낯선 한국 생활에서 겪은 신기함도 표출했다.

마나부(수원 삼성 제공)ⓒ 뉴스1

마나부의 합류에도 불구하고, 아직 수원의 흐름은 좋지 못하다. 수원은 4승8무9패(승점 20)를 기록, 12개 팀 중 11위에 처져 있다. 반등이 절실하다.

마나부는 "(수원에서 뛰어보니) 선수들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다만 아주 작은 차이로 승리를 못 가져오고 있는데, 좋은 계기가 마련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면서 "함께 소리치고 뛰며 극복해가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끈끈하고 강한 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마지막으로 마나부는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수원 서포터스의 열정이 뜨겁다는 말을 들었는데 실제로 큰 힘이 된다. 뒤에서 우리를 받쳐주는 느낌이 든다”면서 팬들에게 감사를 표한 뒤 “어려운 시기일수록 함께 극복해야 한다. 지금도 굉장한 지지를 보내주고 있지만 조금만 더 응원을 부탁드린다. 반드시 잘 해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6일 오후 경기 수원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2' 20라운드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대구FC의 경기에서 수원 마나부가 돌파하고 있다. 2022.7.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