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프리킥 담금질에 열중 - 지난 2경기 연속으로 프리킥 골을 성공시킨 손흥민은 14일 이집트전에서도 프리킥 골을 성공시키면 ‘왼발의 달인’ 하석주 현 아주대 감독과 함께 한국 선수 A매치 프리킥 최다 골 공동 1위(4골)에 오른다. 사진은 손흥민이 지난 12일 경기도 파주NFC(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프리킥 연습을 하는 모습. /대한축구협회

“수비 실수를 줄이기 위해 팀 내에서 주고받은 이야기가 있습니까?”

축구 대표팀 ‘수비수 맏형’인 김영권(32·울산)이 13일 기자회견을 시작하자마자 받은 질문이었다. 김영권은 “같이하는 실수를 줄이자는 게 저희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그 뒤로도 기자회견 대부분은 수비 실수에 관한 이야기였다.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는 수비 주축 김민재(26·페네르바체)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불안한 수비를 어떻게 다잡을 것인지가 주를 이뤘다. 김영권은 “실수가 덜 나올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고 있다”며 “마지막 경기인 이집트전 준비를 잘하겠다”고 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14일 이집트와 6월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이 경기 뒤에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직전인 9월까지 A매치를 치르지 않는다. 실전 경험을 통해 어떤 점이 부족한지 알아내고 보완할 기회가 앞으로 거의 없다는 뜻이다. 이집트전은 본선 상대인 가나를 염두고 초청한 아프리카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서 치른 3연전은 전부 본선 조별 리그 상대 중 하나인 우루과이를 대비한 남미팀이었다. 대표팀이 지난 3경기에서 노출한 수비 불안을 어떻게 보완할지 관심이 쏠린다.

◇새로운 수비 전술이 나올까

이집트는 탄탄한 수비와 함께 역습을 위주로 한 경기를 펼친다. 지난 3경기에서 상대한 남미 국가들이 강한 전방 압박을 내세운 것과는 스타일이 다르다. 손흥민과 함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공동 득점왕을 차지한 무함마드 살라흐(30·리버풀) 등 주축 선수가 불참하기 때문에 더욱 수비 위주의 전술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공격의 칼끝이 무디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지난 시즌 터키 프로축구 리그에서 17골을 터트린 무스타파 무함마드(25·갈라타사라이)가 비수를 꽂을 준비를 마쳤다. 역습에 취약한 대표팀이 수비 전술을 점검해보는 경기가 될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지난 3경기에서 공격과 달리 수비에서는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았다. 예전처럼 중앙 수비수 2명을 둔 ‘포백’ 전술을 썼다. 하지만 3경기 동안 상대 압박 축구에 잦은 실수를 범하면서 무려 7골을 허용했다. 주축 수비수인 김민재가 부상으로 빠져 변화가 필요해 보이는 상황인데도, 권경원(30·오사카), 정승현(28·김천), 김영권을 번갈아 2경기씩 내보냈을 뿐 전술적으로 바뀐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새로 발탁돼 기대를 모았던 중앙 수비수 조유민(26·대전)은 한 번도 뛰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집트에선 월드컵 본선에서 김민재가 나오지 못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다양한 수비 전술을 시험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손흥민은 계속 최전방 공격수?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 3경기에서 다양한 공격 전술을 시험해 왔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건 손흥민(30·토트넘)이 뛰는 위치였다. 손흥민은 지금껏 대부분의 A 대표팀과 소속 팀 경기에서 왼쪽 날개 공격수를 맡았다. 그런데 브라질전을 뺀 나머지 두 차례 평가전에서 칠레와 파라과이를 상대할 때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로 나왔다. 그리고 2선을 넘나들면서 경기를 조율해 달라는 주문도 받았다. 손흥민은 이 역할을 잘 소화해내며 3경기에서 2골을 뽑아냈다. 벤투 감독이 손흥민을 계속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할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벤투 감독은 이번 평가전을 통해 정우영(20·프라이부르크)을 깜짝 기용하기도 했고, 백승호(25·전북)를 중앙 미드필더에 가깝게 활용하기도 했다. 이집트전에선 압박이 뛰어난 송민규(23·전북), 패스를 잘하고 키가 큰 조규성(24·김천)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진 공격수를 활용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벤투 감독은 “최선의 전략과 전술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TV조선이 14일 오후 8시에 생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