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최종 모의고사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아쉬웠다.

올림픽팀은 15일 가나와 벌인 친선경기 2차전(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이동준(울산)의 득점포로 2대1로 이겼다.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정우영(가운데)이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의 친선 경기 2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는 모습./연합뉴스

올림픽팀은 지난 12일 가나와의 1차전에 선발 출전했던 선수 모두를 벤치에 앉혔다. 대신 오세훈(김천)을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다. 2선에는 왼쪽부터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이강인(발렌시아), 조영욱(서울)이 포진했다. 그 밑에 백승호(전북)와 김동현(강원)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수비는 강윤성(제주)과 이지솔(대전), 정태욱(대구), 김태환(수원)이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안찬기(수원)가 꼈다. 이강인이 올림픽팀에서 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강인은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곧바로 국가 대표팀으로 ‘월반’해 A매치(국가대항전)를 6경기 치렀다.

백승호는 전반 3분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골대를 살짝 벗어나는 오른발 프리킥 슈팅을 날린 데 이어 2분 후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때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전반 15분 오세훈의 헤딩 슈팅 이후 공격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하며 답답한 경기를 이어 갔다. 공격 과정에서 손발이 맞지 않아 패스 실수가 이어졌고, 선수들의 몸도 무거워 보였다. 수비진은 안정감이 부족했다.

올림픽팀은 전반 끝내기 직전 맞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42분 오세훈의 패스를 받은 조영욱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돌파하며 때린 왼발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왼쪽에 있던 정우영이 골키퍼가 없는 골대를 향해 왼발로 차 넣어 1-0을 만들었다. 전반 추가 시간 이강인이 날카로운 프리킥 슈팅을 날렸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으로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올림픽팀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동준과 원두재, 설영우(이상 울산)을 투입해 가나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후반 5분 가나의 역습을 막지 못하면서 동점골을 허용했다. 골키퍼 안찬기가 상대 진영에서 한번에 넘어온 공을 어떻게 처리할지 머뭇거린 게 실점의 빌미가 됐다.

올림픽팀은 후반 17분 이승우(신트트라위던), 이동경(울산), 김진야를 투입해 분위기를 바꿨다. 곧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역습 과정에서 이동경이 상대 진영 오른쪽을 돌파하는 K리그1 같은 팀(울산) 소속 이동준에게 침투 패스를 넣어 줬고, 이동준이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2-1로 다시 앞서 나갔다. 올림픽팀은 후반 34분 마지막으로 엄원상(광주)을 투입했지만 추가 골 사냥에는 실패했다.

올림픽팀은 앞서 지난 12일 같은 곳에서 열린 가나와의 1차전에서도 3대1로 이겼지만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전반에 김진야(서울)가 퇴장당하면서 계획대로 전술을 제대로 시험하지 못했다. 수적으로 열세이다 보니 선수들도 위축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림픽팀은 2차전을 끝으로 해산하고 선수들은 각 팀으로 복귀한다. 김학범 감독은 오는 22일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2차 소집을 할 예정이다. 2차 훈련에 참가할 명단은 16일에 발표한다. 김학범 감독은 오는 30일 올림픽에서 뛸 18명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24세 이하 연령 제한을 받지 않는 와일드카드 3명도 이날 공개된다. 황의조(보르도)와 손흥민(토트넘), 권창훈(수원), 김민재(베이징 궈안) 등이 와일드카드 후보로 꼽힌다. 올림픽팀은 7월 중순 국내에서 평가전을 한번 치른 후 17일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평가전 상대와 일시,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국은 도쿄올림픽 본선 B조에서 뉴질랜드, 루마니아, 온드라스와 맞붙는다. 조 1·2위가 8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한국 첫 경기는 도쿄올림픽 개막 하루 전인 7월 22일 이바라키현 가시마에서 열리며 상대는 뉴질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