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올 시즌에도 과감한 투자로 K리그 사상 첫 4연패 금자탑을 세웠다.
전북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최종 27라운드에서 조규성의 멀티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19승3무5패(승점 60)가 된 전북은 울산 현대(승점 57)를 승점 3점 차이로 따돌리고 정상을 지켰다. 2017년을 시작으로 4년 연속 우승이다.
이번에도 K리그는 '전북 천하'로 끝났다. 정규리그 4연패는 전북이 처음이다. 또 통산 8회 우승으로 성남FC(성남 일화 포함)를 제치고 역대 최다 리그 우승팀이 됐다.
지난해 울산에 선두 자리를 내주다 역전 우승에 성공했던 전북은 올해도 추격자 입장에서 울산과 경쟁했다. 한때 전북은 울산에 승점 5점 차까지 뒤지며 선두 경쟁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현대가(家) 라이벌' 울산은 최근 몇 년간 전북을 잡기 위해 선수 영입에 거액을 투자했다. 그로 인해 '1강'으로 불리던 전북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실제로 작년 전북에 뼈아픈 역전 우승을 허용하고 고개를 떨군 울산은 지난겨울 골키퍼 조현우를 시작으로 정승현, 김기희, 고명진, 윤빛가람, 원두재, 비욘존슨(노르웨이), 정훈성 등을 영입한 데 이어 베테랑 미드필더 이청용까지 품으며 리그 '최강' 스쿼드를 구축했다.
울산의 통 큰 투자를 지켜보던 전북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작년 울산에서 뛰었던 김보경을 데려왔고, 시즌 초반 부족한 포지션을 분석한 뒤 여름 이적시장에서 특급 용병을 추가했다.
약 40억원의 이적료로 브라질 명문 코린치안스의 골잡이 구스타보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모 바로우를 동시 영입했다. 이미 수준급 국내 선수들을 보유한 전북은 공격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낼 외국인 선수를 추가하며 스쿼드의 질을 높였다.
전북의 구스타보, 바로우 영입이 더 놀라운 건,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에 대형 선수를 모셔왔기 때문이다.
애초 구스타보의 이적료는 100억원에 달했고, 바로우 역시 3년 전 1000만 파운드(약 154억원)까지 이적료가 거론된 선수였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세계 이적시장이 움츠러들며 두 선수의 몸값이 크게 하락했고, 전북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투자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구스타보는 별다른 적응기 없이 곧바로 득점포를 가동했고, K리그 14경기에 출전해 5골 2도움을 기록하며 전북의 최전방 고민을 단번에 해결했다.
'라이언 킹' 이동국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 조규성에 의존했던 전북은 구스타보의 가세로 울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바로우도 2골 4도움으로 중요한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특히 2골이 모두 울산과의 경기에서 나오며 전북의 역전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북은 최강희 전 감독 시절 경험으로 투자가 결과를 만든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구단이다. 올해도 영리한 선수 영입으로 성과를 냈다.
물론 돈을 쓴다고 무조건 우승컵을 드는 건 아니다. 울산은 최근 몇 년 사이 전북만큼 큰돈을 썼지만, 2년 연속 고배를 마셨다. 화려한 영입보다 중요한 건 실속 있는 투자다. 어느 포지션에 어떤 선수를 사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이는 선수를 팔 때도 적용된다. 울산이 지난여름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 홍철을 데려올 때, 전북은 국내 최고 연봉자인 김진수와 작별을 준비했다. 김진수가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로 떠난 뒤 잠시 흔들렸지만, 이주용이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전북은 김진수의 이적료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챙겼고, 선수단 운영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봉도 줄였다. 그런데도 전력 공백은 최소화해 역전 우승까지 일궈냈다.
구스타보와 바로우도 멀게는 미래를 내다본 투자다. 국내 이적시장에 밝은 한 관계자는 "두 선수 모두 20대 중후반으로 재판매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몸값이 지금의 2배 이상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북은 지난 시즌에도 이적료 500만 달러(약 56억원)에 로페즈를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상강에 이적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