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부터 KBL(한국농구연맹)에서 뛴 애런 헤인즈(40)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서울 SK와 재계약이 무산됐지만 올 초 한국땅을 밟았다. 울산 현대모비스가 그를 먼저 테스트했다가 영입하지 않았고, 고양 오리온은 데빈 윌리엄스를 헤인즈로 교체하려다 직전에 마음을 바꿨다. 결국 그를 데려간 팀은 선두 전주 KCC였다.
헤인즈가 자신을 외면한 팀에 연이틀 일격을 가했다. KCC는 2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 원정 경기에서 헤인즈가 19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앞세워 87대80로 승리, 정규시즌 우승 매직 넘버를 ‘2’로 줄였다. KCC는 이번 시즌 오리온에 6전 전승을 거뒀다. 헤인즈는 전날 현대모비스를 상대로도 11분 동안 8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KBL에서 유니폼을 7번 갈아입은 헤인즈는 이날 경기 전 몸을 풀며 오리온 이대성 등 상대 선수와도 가볍게 어깨를 두드리며 인사했다. 경기가 시작된 후에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선두를 확정하려는 KCC와 2위 자리를 넘보는 오리온은 18번 역전을 주고받는 접전을 벌였다. 3쿼터에는 오리온 박진철과 KCC 라건아가 골밑에서 공을 다투다 신경전을 벌였고, 이대성은 동료 윌리엄스의 손에 맞아 눈가에 피를 흘리며 교체됐다가 4쿼터에 붕대를 감고 다시 나왔다.
승부처였던 경기 후반 KCC로 분위기를 가져온 선수가 헤인즈였다. 이날 약 19분을 뛴 헤인즈는 4쿼터 10분을 모두 뛰며 8점 7리바운드 1블록슛을 올렸다. 전창진 감독은 “기대 이상이다. 영리해서 다른 선수의 성향을 잘 안다. 오늘은 욕심을 많이 냈지만 결정적 순간에 잘해줬다”고 했다. 전 감독은 “4쿼터 5분 정도 지나면 라건아로 교체하려 했는데 헤인즈가 잘해서 계속 뒀다”고 했다.
이정현은 3점슛 5개 등으로 26점을 넣었고 김지완(12점), 송교창(11점 9리바운드)도 지원사격을 했다. 이정현은 “왜 사람들이 ‘역시 헤인즈’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 그와 라건아가 있어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리온은 4위 안양 KGC인삼공사에 0.5게임 차로 쫓기게 됐다. KGC는 이날 미 프로농구(NBA) 출신 제러드 설린저(28점 12리바운드)를 앞세워 6위 인천 전자랜드를 97대77로 눌렀다. 플레이오프 막차를 노리는 7위 서울 삼성은 SK와 치른 ‘S-더비’에서 73대75로 패했다. 2위 현대모비스는 5위 부산 KT를 72대71, 한 점 차로 눌러 3연패를 끊고 한숨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