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매치’는 실내 스포츠인 프로 농구의 최고 흥행 카드 중 하나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관중 한 명 없었지만, 선수들은 뜨겁게 코트를 달궜다.
전주 KCC는 25일 고양 오리온과 벌인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85대72로 이기며 5연승을 달렸다. 단독 선두(16승 8패) 자리도 지켰다. 오리온(13승 10패)은 3위를 유지했다. 두 팀은 이번 시즌 강한 수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소 실점 부문에서 KCC가 1위, 오리온이 2위다.
이날은 풍부한 가드진을 활용한 KCC의 공격이 돋보였다. 이정현(18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이 산타클로스 노릇을 했다. 전반에만 3점슛 세 방을 꽂으며 15점을 올렸다. 그는 외국인 선수 타일러 데이비스 등과 호흡을 맞춰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어내기도 했다. 데이비스(19점 9리바운드)는 3쿼터에 13점, 귀화 선수 라건아(19점 11리바운드)는 4쿼터에 13점을 몰아쳤다. KCC는 지난 시즌 후반부터 오리온과의 상대 전적에서 6연속 승리를 이어갔다. 전창진 감독은 “팀 수비가 좋아지고 있다. 선수들이 수비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앞선 9경기에서 7승을 거두며 선두권을 넘보고 있었다. 제프 위디, 이승현을 앞세운 높이가 강점이다.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이종현을 영입하면서 ‘트리플 포스트’ 전술까지 구사한다. 이 경우 전체적으로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것이 약점. 코트를 넓게 쓰며 활발하게 움직이는 KCC를 만나면 고전한다. 시즌 세 번째 대결이었던 25일에도 범실을 13개(KCC 7개) 저지르며 끌려갔다. 국내 정상급 파워포워드인 이승현(13점 4리바운드)이 기대에 못 미쳤고, 간판 가드 이대성도 5점(7리바운드 5어시스트)에 묶였다.
삼성은 SK를 89대84로 물리쳤다. 이관희(15점)가 82–82 동점에서 야투 2개를 연거푸 넣었고, 아이제아 힉스(20점 12리바운드)가 86–84로 쫓기던 종료 5.5초 전 3점포를 터뜨려 승리를 결정지었다. 서울을 연고지로 삼은 두 팀은 2016년부터 같은 장소(잠실학생체육관)에서 크리스마스 라이벌전을 하고 있다. 삼성의 홈인 잠실체육관은 매년 연말 가수들의 공연이 미리 잡혀 농구 대관이 어려웠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공연이 줄줄이 취소됐지만, 그에 관계없이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치러졌다. 공교롭게도 원정팀인 삼성이 5년 내리 SK를 이겨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홈팀 KGC인삼공사와 부산 KT의 안양 경기는 연기됐다. 인삼공사 가드 변준형이 코로나 감염 의심 증세를 보였기 때문. 그는 오전에 몸살감기 증세를 보였고, 체온은 38도였다고 한다. 인삼공사는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 전원에게 코로나 검사를 받도록 하고, KT와 논의해 ‘경기를 올스타전 휴식기로 미루고 싶다’는 뜻을 KBL(한국농구연맹)에 전했다.
여자 프로농구에선 부산 BNK가 안방에서 하나원큐를 76대63으로 따돌리고 9연패에서 벗어났다. 구슬(17점 6리바운드)을 비롯해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했다. BNK는 단독 최하위(6위)에서 하나원큐와 공동 5위(4승 12패)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