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돔에서 진행 중인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C조 조별 리그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는 홈런이나 안타를 치면 왼손 손바닥 위로 오른손을 휘휘 돌리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가루로 된 차(茶)를 물과 잘 섞으면서 거품을 내는 동작을 흉내 내는 이른바 ‘다도(茶道) 세리머니’다. 이번 대회 일본 대표팀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 투수 기타야마 고키(니혼햄 파이터스)가 만들었다고 한다. ‘차를 젓다’는 뜻의 ‘오차타테(お茶点て)’가 ‘득점(点)’과 같은 한자를 쓴다는 데서 착안했다.

AP 연합뉴스

WBC에 출전한 선수들은 치열한 투타(投打) 경쟁 못지않게 특색 있는 세리머니 경쟁으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은 양팔을 날개처럼 뻗는 ‘비행기 세리머니’를 선보인다. 8강 토너먼트가 열리는 미국행(行) 전세기에 탑승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도미니카공화국은 화려한 ‘홈런 재킷’을 준비했다. 홈런을 친 타자가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면, 자국 국기가 큼직하게 새겨진 가죽 재킷을 입혀준다. 영국 대표팀은 버킹엄 궁전의 ‘근위병 교대식’을 그라운드로 옮겨왔다. 홈런 타자가 근위병의 상징인 검은 털모자와 붉은 재킷을 입고 행진하는 자세를 취한다.

멕시코는 국민 스포츠인 프로레슬링 ‘루차 리브레’의 화려한 복면을 홈런 타자에게 씌워주고, 이탈리아는 더그아웃에 커피 머신을 설치해 홈런을 친 타자에게 갓 뽑은 따끈따끈한 에스프레소 한 잔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