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 강백호(한화)와 80억원 박찬호(두산)로 달아오르고, 최형우(삼성)·김현수(KT) 등 베테랑들의 이적으로 화제를 모았던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소강상태에 빠졌다. 구단들이 선뜻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아직 소속팀을 찾지 못한 선수들의 협상이 장기전으로 가는 분위기다.
투수 중에선 올 시즌 한화 불펜에서 쏠쏠한 활약을 한 김범수와 삼성의 김태훈이 미계약 상태다. 현금 트레이드로 KIA에 합류한 조상우도 아직 계약을 하지 못했다. 야수 중에선 시즌 막판 한화 유니폼을 입고 포스트시즌을 치른 손아섭, KT 황재균과 장성우, 삼성 포수 강민호가 여전히 원소속팀과 협상 중으로 알려졌다.
미계약 FA들을 상대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구단 측과 선수들의 기대치 간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구단 관계자는 “대어급 선수에겐 과감히 투자하고, 나이가 많거나 ‘반짝 활약’을 한 선수, 장기 계약에 리스크가 있는 선수에 대해선 신중히 접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선수들은 여전히 ‘대박’을 바라고 있다. 한화 김범수는 최근 한 유튜브에 출연해 농담조로 “80억원쯤 한다는 K9 자주포 한 대 받으면 될 것 같다”고 했다. KT가 계약 조건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황재균은 최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갈매기 사진을 올리며 은근히 이적을 암시하기도 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었던 손아섭과 강민호도 나이 탓에 시장에서 ‘입질’이 많지 않은 분위기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FA 거품 논란에 대한 부담이 있고, 내년 시행되는 아시아 쿼터로 외국인 선수를 추가로 보강할 수 있게 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