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두산-한화전. 정수빈이 올 시즌 바뀐 타격 폼으로 준비자세를 취하고 있다. 청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9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수만 가지의 타격폼이 있습니다."

9일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두산-한화전. 정수빈이 타격하고 있다. 청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9

최근 두산 베어스 베테랑 외야수 정수빈(35)의 타격 자세가 화제다. 정수빈은 타격폼을 수시로 바꾸는 선수로 유명하다. 이번에는 준비 동작이 꽤 독특하다. 마치 투명의자에 앉은 것처럼 중심을 한껏 낮춘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명성을 날린 이승엽 두산 감독도 정수빈의 타격폼이 '수만 가지'라며 웃었다.

9일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두산-한화전. 정수빈이 올 시즌 바뀐 타격 폼으로 준비자세를 취하고 있다. 청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9

프로 17년 차를 맞이한 정수빈이 아직도 폼을 바꾸는 이유는 간단하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서다.

9일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두산-한화전. 4대2로 승리한 두산 이승엽 감독이 선수들을 맞이하고 있다. 청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9

정수빈은 자신의 타격폼이 화제가 되자 오히려 어리둥절 했다. 그는 "바꿨다고 하는데 작년부터 이렇게 쳤었다. 뭐 항상 어떻게 하면 잘 칠까 고민한다. 항상 그런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안 될 때 똑같이 계속 해봤자 안 된다. 변화 추구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8일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두산-한화전. 정수빈이 타격하고 있다. 청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8

다리가 아프지는 않을까?

정수빈은 "오히려 다리가 조금 아파야 내 의도대로 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힘이 잘 들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편하게 야구하려고 하면 안 되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승엽 감독은 정수빈의 방식에 결코 참견하지 않는다. 이승엽 감독은 "이제는 안 바꿀 거라고 하던데 조금씩 아주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정수빈 선수 스스로 연구를 많이 한다. 알아서 잘 해오고 있기 때문에 나는 전혀 이야기 안 하고 있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변화 자체 보다는 변화를 통해 성장하겠다는 도전과 노력이 본질이다. 정수빈은 후배들에게 "저 처럼 이렇게 많이 바꾸지는 않더라도 항상 고민하고 어떻게 해야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정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꿔본다고 다 잘 되지는 않지만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뭐라도 시도해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이 감독은 정수빈의 솔선수범을 매우 높이 평가했다. 이 감독은 "두산 베어스 고참들은 정말 잘한다. 팀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서 해준다. 이제 나이가 30대 중후반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144경기를 전력으로 뛰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몸이 허락하는 한 정말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있고, 우리 젊은 선수들도 잘 배운다. 신구 조화가 상당히 잘 돼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수빈 또한 올 시즌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정수빈은 "어린 친구들이 워낙 열심히 했다. 그만큼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고참들도 항상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선후배들이 잘 어우러지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