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최정이 16일 인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팀이 3-4로 뒤진 9회말 2아웃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이 홈런으로 그는 개인 통산 467호 홈런을 기록, 이승엽 현 두산 감독이 보유한 통산 최다 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연합뉴스

1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 KIA와 SSG가 벌인 경기는 승부보다 SSG 베테랑 최정(37)이 과연 프로야구 통산 홈런 기록을 세우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9회말 2아웃까지 최정은 홈런을 치지 못했다. 앞선 네 타석에선 각각 뜬공, 뜬공, 삼진, 안타를 기록했다. KIA가 4-3으로 앞선 상황. 상대 투수는 마무리 정해영(23). 올 시즌 8경기에 나와 무실점 8세이브를 기록하고 있었다. ‘(홈런 기록은) 내일로 미뤄지나 보다...’라고 생각하는 찰나, 1스트라이크 3볼에서 최정이 5구째 시속 147km 직구를 힘차게 받아 쳤다. 타구가 날아가는 순간 구장에 있던 1만2712명 팬들이 일제히 열광했다. 그대로 125m를 날아 좌중간 담장을 넘기면서 정말 극적으로 최정은 올 시즌 9호이자,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통산 467번째 홈런을 때려냈다. 이승엽(48) 현 두산 감독과 함께 리그 통산 홈런 공동 1위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경기 전 “팀이 지고 있는데 (홈런을) 치거나 그러면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 아니냐”고 했던 걱정은 기우였다. 이 홈런으로 SSG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이후 기예르모 에레디아(33·쿠바)의 안타와 한유섬(35)의 끝내기 2점포를 앞세워 리그 선두 KIA에 6대4 역전승을 거뒀다.

◇'꾸준함의 대명사’ 최정

최정은 ‘꾸준함의 대명사’로 통한다. 2005년 SK 와이번스(SSG 전신) 1차 지명으로 프로 무대에 입성, 그해 5월 21일 인천 현대전에서 첫 홈런을 기록한 뒤 이듬해 2006년부터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남겼다. 연속 시즌 두 자릿수 홈런 부문에서 역대 1위를 달린다.

1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9회 말 2사 SSG 최정이 동점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2016년 40홈런으로 첫 홈런왕(공동 1위)을 거머쥔 뒤 2017년 개인 최다 46홈런을 때리며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2021년에도 홈런 35개로 1위에 올라 3차례 홈런왕에 등극했다. 그동안 최정이 날린 홈런 비거리를 합산하면 약 54.4km에 이른다. SSG 랜더스필드에서 직선거리로 서울시청을 오갈 수 있는 거리다.

최정은 이제 이승엽 감독을 넘어선 통산 최다 홈런왕이 눈앞에 있다. 500홈런 고지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일본에서 8시즌을 뛰며 한·일 통산 626홈런을 기록, 단순 비교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 최정도 “한국에서 진득하게 해 기록을 달성했다”며 “정말 영광스러운 기록이지만, 이승엽 감독님을 넘어선다고 해도 넘어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숭용(53) SSG 감독은 “최정은 역시 최정이었다. 그 홈런의 기운으로 한유섬의 끝내기 홈런까지 나오지 않았나 싶다”며 “앞으로 4년 이상은 충분히 더 할 수 있는 대단한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1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 최정이 경기가 끝난 뒤 동료들로부터 통산 467홈런을 기록한 것에 대한 물세례를 받고 있다. /뉴시스

SSG는 KIA와 남은 2경기를 치른 뒤 19일부턴 LG와 안방 3연전에 나선다. 최정에겐 일단 안방에서 ‘KBO 리그 통산 홈런 단독 1위’라는 대기록을 수립할 기회가 총 5경기 남아 있는 셈이다.

◇키움 5연승 달리며 단독 2위

잠실에선 홈팀 LG가 선발 타자 전원 안타를 앞세워 롯데를 7대2로 물리쳤다.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가 6이닝을 1실점(4피안타 2볼넷)으로 막고, 시즌 3승(무패)째를 따냈다. 롯데는 7연패 수렁에 빠져 4승15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창원에선 한화가 9회초 4-4 균형을 깨고 3점을 몰아치며 NC를 7대4로 눌렀다. 키움은 안방 고척에서 KT를 6대3으로 물리치고 5연승을 내달리며 NC를 끌어내리고 2위로 올라섰다. 대구에선 삼성이 연타석 홈런으로 5타점을 쓸어 담은 구자욱의 맹타를 앞세워 두산을 7대5로 격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