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통산 최다 홈런 1위’ 금자탑에 도전하는 SSG 베테랑 최정(37)이 “빨리 (기록 경신을) 끝내고 싶다”고 전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1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를 앞두고 SSG 최정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최정은 1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리그 1위 KIA와의 3연전을 앞두고 “기록에 대해 크게 신경이 안 쓰였는데, 엊그제 홈런 2개를 쳤다. 부담이 되고 있다”며 “이런저런 걱정이 많다. 팀이 지고 있는데 (홈런을) 치거나 그러면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2005년 SSG 전신인 SK 와이번스 1차 지명으로 프로 무대에 입성해 팀을 옮긴 적이 없는 최정은 지금까지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통산 466홈런을 때렸다. 그동안 최정이 날린 홈런의 비거리 합계를 계산하면 약 54.3km에 이른다. 이는 SSG 랜더스필드에서 출발해 직선거리로 서울시청을 오고갈 수 있는 거리다.

현재 KBO 리그 홈런 1위는 467홈런을 친 이승엽(48) 현 두산 감독. 물론 이 감독은 일본에서도 8시즌을 뛰며 한·일 통산 626홈런을 기록했다. 최정도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올 시즌 8홈런을 뽑아낸 최정이 이날 아홉 번째 홈런을 치면 이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열 번째 홈런을 날리면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 상식으로 통했던 ‘통산 최다 홈런왕=이승엽’이라는 공식이 바뀐다. 최정은 지난 14일 수원 KT전에서 담장을 두 번 넘기며 타격감을 끌어 올렸다. 그는 “빨리 쳐서 끝내고 싶은 마음 뿐”이라며 “조용히 야구하고 싶다”고 자세를 낮췄다.

SSG 최정. /SSG 랜더스

SSG는 KIA와의 3연전 이후 19일부턴 LG와 안방 3연전을 치른다. 최정에겐 일단 안방에서 대기록을 수립할 기회가 이날 포함해 총 6경기 있는 셈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기록을 깰)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독이 될까봐 좀 걱정이기도 하다. 홈런은 너무 의식 안하고 하던 대로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숭용(53) SSG 감독은 “최정은 앞으로 큰 부상이 없으면 4년 이상은 충분히 더 할 수 있는 대단한 선수”라며 “(괜히 부담될까봐) 최정한텐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다. 가만히 있어 주는 게 제일 좋다”고 신뢰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