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최고스타. 드디어 깨어났다.

삼성 라이온즈의 후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삼성 간판타자 구자욱(30)이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불의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6월을 날린 구자욱은 7월 복귀 후 적응과정을 거친 뒤 후반 시작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우익수 수비에 본격 나서면서 밸런스가 완벽하게 돌아온 느낌.

후반 2번째 경기였던 지난 22일 KT전 이후 5경기 연속 안타. SSG과의 주중 3연전은 절정이었다. 무려 13타수9안타를 몰아쳤다. 홈런과 2루타 두방이 포함됐다. 타점도 6점이나 쓸어담았다.

그야말로 배트에 닿으면 안타가 될 정도였다. 가볍게 당겨서 장타를 생산했고, 부드럽게 밀어 적시타를 만들었다.

투수 입장에서는 피해갈 수 없는 부드러움 속 강함이 깃든 부채살 타법이었다. 지난 3일 한화전에서 수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실려나간 구자욱은 한달 만에 회복해 돌아왔다.

구자욱의 조기 복귀를 만든 건 책임감이었다.

삼성 타선의 중심이자 핵심 타자.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삼성은 최하위로 추락했다. 주중에는 지고 일요일 하루만 승리하며 희망고문을 이어갔다.

9위와의 승차도 점점 더 벌어졌다. 속절없이 TV로 지켜봐야 했던 구자욱의 속도 타들어갔다.

"한 경기라도 우천 취소가 더 되기를 바랐다"는 그의 말은 진심이었다. 단 1경기라도 더 부상 이후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의무감과 책임감이 가득했다.

독한 마음으로 돌아온 구자욱. 그는 이제 선택과 집중을 한다. 무조건 열심히 뛰는게 능사가 아니다.

한 베이스 더 갈 상황이 아니면 속도를 줄이고, 잡을 수 없는 타구는 상황을 살피며 급하지 않게 다가선다. 부상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 다만, 찬스 상황 등 꼭 필요한 순간 아껴둔 집중력을 총동원한다.

구자욱의 득점권 타율은 55타수22안타로 무려 4할에 달한다. 최근 맹타 속에 시즌 타율도 3할1푼9리로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장타율은 4할7푼6리, 출루율은 3할9푼3리에 달한다. 지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타율 페이스다.

구자욱의 맹활약 속에 삼성 타선이 부쩍 끈끈해 졌다. 2위 SSG와 4번째 시리즈 만에 6대5 1점 차 승리로 올시즌 처음으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왔다. 27일 주중 3차전에 '삼성킬러' 김광현을 상대로 3회 역전솔로포(시즌4호)를 날리는 등 3타수3안타 1홈런 4타점으로 맹활약한 구자욱의 힘이 컸다. 이 홈런이 결승타가 되지 못하자 4-4로 팽팽하던 6회 1사 만루에서 좌전 2타점 적시타로 기어이 결승타점을 만들어냈다.

간판타자의 화려한 귀환. 삼성의 반격이 시작될 조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