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에 승선한 토미 에드먼(28·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한국 야구 역사에 ‘최초’의 발자국을 남긴다.

한국 국적이 아닌 선수가 대표팀에 발탁된 건 에드먼이 역대 처음이기 때문이다.

에드먼은 중간 이름이 '현수'로 풀 네임은 토미 현수 에드먼이다. 그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미국 국적인 그가 한국 야구대표팀으로 국제대회에 나서게 된 건 WBC에만 있는 특별 규정 덕분이다.

'야구의 세계화'를 내세우며 2006년 출범한 WBC는 여느 대회와 달리 선수가 '출전국'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야구가 보편적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규정이다. 실제로 야구를 행하는 나라가 많지 않기 때문에 국가대항전을 벌이게 될 경우 국가별 전력차가 매우 크게 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WBC는 대회 초창기 선수 본인의 국적이나 영주권 혹은 선수가 태어난 나라에서도 출전을 가능하도록 했다. 더불어 부모는 물론 조부모 중 한 명의 국적으로도 출전할 수 있다는 규정을 뒀다.

WBC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 규정을 활용하면 야구 변방국도 전력을 끌어 올릴 수 있다.

KT 위즈 주권은 이 규정을 통해 2017년에 이어 이번 WBC에서도 중국 대표팀으로 뛴다. 중국인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주권은 12살까지 중국에서 살다 2007년 한국으로 귀화했다. 2개 이상의 나라 소속으로 출전한 선수들도 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2006년 초대 대회에서 미국 대표팀으로 뛰었고, 2009년 2회 대회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 유니폼을 입었다.

2006·2009년 대회에서 파나마 대표로 출전했던 브루스 첸은 2017년 대회에서 중국 대표팀으로 나섰다.

대회가 거듭되면서 이 특별 규정은 조금 수정되기도 했다. 대회 초창기 때와 달리 지금은 조부모의 국적으로는 출전할 수 없다. 조부모의 혈통까지 인정할 경우 사실상 확인이 힘든 경우 등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O 관계자는 "해당 규정은 2017년 대회 때부터 바뀌어 적용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티븐 콴(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은 '할머니의 나라'인 일본 대표팀으로 이번 WBC에 참가하려고 했지만, 참가 자격을 얻지 못했다. 콴의 부모는 일본 국적을 소지하거나 일본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WBC에서만 볼 수 있는 규정은 또 있다.

'선수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WBC는 투수가 던질 수 있는 공 개수도 정해놓고 대회에 돌입한다.

투수의 최대 투구수는 1라운드 65개, 8강전 80개, 4강전과 결승전은 95개 이내로 제한된다.

투구수에 따른 휴식일도 있다. 30개 이상 투구시 1일 휴식, 50개 이상 투구시 4일 휴식, 2일 연투시 1일 휴식을 취해야 한다.

투구수 제한이 있는 만큼 WBC에서는 투수 운용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수들의 효율적인 투구가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은 또 있다.

선수가 부상으로 경기 전체나 일부에 참가하기 어려울 경우 대표팀은 WBC 조직위원회(WBCI) 승인 후 선수를 교체할 수 있다.

다만 포수를 제외한 다른 포지션의 선수는 대체 합류하더라도 해당 라운드가 아닌 다음 라운드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포수는 부상으로 인해 팀에 2명 미만이 남을 경우, 교체된 선수가 곧바로 다음 경기부터 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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