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정후가 27일 고척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7회말에 동료 임지열에 이어 백투백 홈런을 터뜨린 뒤 배트를 바닥에 던지며 포효하고 있다. /뉴시스

프로야구 키움이 27일 홈 고척돔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7회말 터진 임지열과 이정후의 백투백 홈런(연속 타자 홈런)에 힘입어 6대4로 승리했다. 잠실에서 열렸던 1·2차전에서 1승 1패를 거뒀던 키움은 이날 승리로 5전 3선승제 시리즈에서 2승 1패로 앞서나갔다.

선취점은 LG의 몫이었다. LG 타자들은 지난 22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 등판 이후 4일을 쉬고 또다시 등판한 키움 선발 안우진을 경기 초반부터 공략했다. 2회초 선두타자 오지환이 2루타를 치고 나가자 문보경이 좌익수 앞 안타로 홈으로 불러들이며 선취점을 뽑았다. 3회초엔 2사 이후 채은성이 안우진의 커브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때렸다.

키움 타선은 정규 시즌 막판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쳤던 LG 선발 김윤식을 상대로 5회까지 한 점도 뽑지 못했다. 그러나 6회말 선두타자 송성문이 중견수 앞 안타로 출루하자 김태진과 이용규가 땅볼로 3루까지 보내며 득점 기회를 잡았다. LG 벤치는 키움 이정후를 잡기 위해 김윤식을 내리고 좌완 불펜 진해수를 마운드에 올렸으나, 이정후를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내보낸 뒤 김혜성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다.

LG는 키움 야시엘 푸이그 타석에 우완 정우영을 올렸지만, 푸이그는 3루수 앞 내야 안타로 2-2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김태진이 좌익수 앞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키움이 한 점차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LG는 쉽게 승리를 내줄 생각이 없었다. 7회초 선두타자 서건창이 바뀐 투수 이승호를 상대로 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다. 허도환의 볼넷과 또다시 바뀐 투수 김동혁의 폭투로 만들어진 무사 2·3루 기회가 찾아왔다. 박해민이 2루 땅볼로 주자 한 명을 홈으로 불러들여 3-3 동점을 만들었고, 대타 문성주의 투수 앞 땅볼 때 남은 주자마저 득점에 성공해 재역전에 성공했다.

한 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키움에 다시 리드를 가져온 선수는 임지열이었다. 그는 7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이용규 대신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상대 투수 이정용의 시속 147km짜리 초구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짜리 2점 홈런을 쳤다. 키움의 기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어서 타석에 선 팀의 간판 스타 이정후 역시 이정용의 초구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이정후는 배트를 그라운드 바닥에 강하게 집어던지며 포효했다.

LG는 8회초 곧바로 추격의 기회를 잡았다. 채은성과 오지환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문보경의 희생 번트 시도 때 키움 투수 김재웅이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아낸 뒤 곧바로 2루에 던져 더블플레이를 만들어냈다. 김재웅은 후속 타자 홍창기까지 2루 땅볼로 잡아내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기세가 오른 키움은 9회초 LG의 마지막 공격마저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승리를 따냈다.

키움 선발 안우진은 평소보다 직구의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6이닝동안 6안타(1홈런)를 허용했지만, 2·3회 실점 이후 추가 실점 없이 무난한 투구를 보였다. 타선에선 이정후가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으로 활약했고, 김준완도 4타수 2안타를 때려냈다.

LG 선발 김윤식은 5와 3분의 1이닝 3피안타 1실점 호투했고, 중심 타선 채은성과 오지환이 나란히 4타수 2안타를 쳤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LG 입장에선 리그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불펜진이 무너진 점이 뼈아팠다.

키움은 남은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1승만 더하면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LG는 시리즈 동률을 만들어내기 위해 4차전 선발로 정규 시즌 다승 1위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예고했다. 키움 선발은 타일러 애플러다. 두 팀의 플레이오프 4차전은 28일 고척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