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홈런 순위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병호(36·KT)가 한 달이 넘는 침묵을 깨고 시즌 33호포를 쐈다. 박병호는 7일 수원에서 열린 한화전 2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장민재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담장을 넘겼다. 팀은 4대2로 승리하며 4연승을 달렸다.

이날 전까지 박병호는 26경기 동안 홈런이 없었다. 8월 3일 NC전에서 홈런 2개를 때린 게 마지막이었다. 지난 시즌 키움에서 타율 0.227, 20홈런을 쳤던 박병호는 올 시즌 KT로 이적해 7월까지 타율 0.265, 30홈런 맹타를 휘둘렀다. 8월 첫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쳐내며 기세를 이어가는 듯했으나 갑작스러운 홈런 침묵에 빠지고 말았다. 안타는 꾸준히 쳐 타율은 0.269로 오히려 올랐지만, 홈런을 치지 못해 한때 선두를 달렸던 타점과 장타율이 각각 4위와 3위로 내려앉았다. 박병호는 홈런으로 타점 1개를 추가해, 이 부문 공동 3위(93점)가 됐다.

박병호는 이날 오재일·피렐라(이상 삼성), 이정후(키움), 김인환(한화)에 이어 올 시즌 5번째 전(全) 구단 상대 홈런 기록도 세웠다. 그는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 유독 약해 앞선 10경기에서 홈런 없이 31타수 7안타 4타점에 그쳤다. 하지만 이날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2안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박병호는 “최근에 팀이 접전을 많이 펼쳤는데 홈런을 치지 못해 미안했다. 오늘 홈런 이후 타석에서도 좋은 타구들이 나왔는데 이 느낌을 잘 유지하겠다”고 했다.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 1위 SSG와 2위 LG는 잠실에서 연장 12회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으나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2대2로 비겼다. 승차는 여전히 5경기다. LG 선발 켈리(7이닝 1실점)와 SK 선발 폰트(7이닝 2실점)가 모두 호투했다. 5위 KIA는 울산에서 6위 롯데를 12대6으로 꺾고 3연패에서 탈출, 두 팀 간 승차를 5경기로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