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1위와 5위의 벽은 예상보다 견고했다. 언더독의 반란을 꿈꿨던 2위 LG, 6위 롯데가 나란히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며 정규시즌 우승팀과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이대로 굳혀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6~7일 주중 2연전을 앞두고 KBO리그 팬들의 시선은 잠실과 울산으로 향했다. LG의 역전 우승 도전, 롯데-KIA의 5위 싸움 재점화라는 이슈 아래 2곳의 경기 결과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2연전에 앞서 지키는 자보다 언더독의 기세가 거셌다. 2위 LG는 7연승을 질주하며 같은 기간 2승 5패로 주춤한 선두 SSG를 4경기까지 추격했고, 6위 롯데도 5위 KIA와의 승차를 5경기로 유지한 상태서 맞대결을 가졌다. LG 류지현 감독은 “2번째 찬스가 왔다. 우리는 올라가는 그래프다. 두려움 없이 경기를 할 수 있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기도 했던 터.

LG가 SSG 2연전을 싹쓸이할 경우 1위와의 승차가 2경기까지 좁혀지는 상황이었다. LG가 SSG보다 4경기를 덜 치른 부분도 이번 2연전의 큰 동기부여가 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롯데 또한 KIA와의 2경기를 모두 잡았다면 5위를 3경기까지 압박하며 2017년 이후 5년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향한 희망을 한껏 키울 수 있었다.

그러나 언더독의 반란은 없었다. LG는 1무 1패에 그치며 오히려 SSG와의 승차가 5경기로 벌어졌다. 첫날 선발 이민호의 4실점 난조와 최성훈의 송구 실책이 뼈아팠고, 7일 2-1로 앞선 마지막 9회 마무리 고우석이 최정에게 치명적인 동점포를 헌납하며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제 SSG와의 맞대결은 1번밖에 남아있지 않다. 아직 SSG가 23경기, LG가 27경기를 남겨두고 있으나 남은 기간 5경기 승차가 지워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번 2연전 결과로 SSG가 사실상 우승 9부 능선을 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롯데는 울산 KIA전 첫날 6-3 승리에 이어 7일에도 전준우의 투런포에 힘입어 5회까지 5-3으로 앞서갔으나 믿었던 최준용-김도규-구승민이 와르르 무너지며 6-12 역전패를 당했다. 1승 1패로 5위 KIA와의 승차는 5경기에서 그대로 유지.

롯데 또한 향후 KIA전은 단 1차례뿐이며, 롯데는 LG와 달리 KIA보다 3경기를 더 치렀다. 사실 롯데가 2연전 스윕을 해도 유리한 쪽은 KIA였으나 1승 1패로 가을야구가 더 멀어졌다.

다만 KT와 키움의 3위 싸움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키움이 대구에서 삼성에 스윕패 일격을 당한 사이 KT가 수원 한화 2연전을 싹쓸이하며 다시 3위로 올라섰기 때문.

그러나 두 팀의 승차는 0.5경기에 불과하며, KT는 아직 23경기, 키움은 20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양 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인 10~11일 고척 주말 2연전에서 3위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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