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3개로 타자 3명, 그것도 3~5번 타자를 잡아내는 만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 주인공은 SSG 에이스 김광현(34). 8일 고척에서 키움과 벌인 프로야구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6회말에 선두 타자로 나선 키움 간판 타자 이정후를 상대로 시속 136㎞ 커브를 던져 중견수 앞 뜬공으로 잡아냈다. 메이저리그 출신 4번 타자 야시엘 푸이그는 김광현이 초구로 던진 시속 130㎞대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휘둘러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뒤이어 김혜성도 김광현의 초구 슬라이더를 타격했다가 투수 땅볼로 아웃당했다.
김광현은 이닝을 끝낸 뒤 환하게 웃으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그는 경기를 마치고 “공 3개로 아웃 3개를 잡은 게 야구 경기를 하며 처음이다.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오늘 목표를 이루게 돼 정말 즐겁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광현은 이날 6이닝 동안 공 84개를 던져 안타 3개와 볼넷 1개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틀어막았다. 삼진도 8개 솎아냈다.
SSG는 6회초 터진 케빈 크론의 쐐기 2점포 등으로 6대2로 이겼고, 김광현은 시즌 다섯 번째 승리를 따내며 롯데의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와 리그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0.56으로 1위를 달리던 평균자책점도 0.47로 더 낮췄다.
김광현은 올 시즌 한발 늦게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미국에서 뒤늦게 국내로 복귀해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았기 때문이다. 에이스는 팀의 기다림에 보답했다. 개막 2주째인 지난달 9일부터 마운드에 오른 그는 지금까지 출장한 6경기에서 5승을 수확했다. 지난달 27일 롯데전에서 6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으나 상대 선발투수 박세웅도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당시 SSG는 롯데와 연장 12회 승부 끝에 1대1로 비겼다.
대전에선 안타 총 26개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KIA가 한화에 7대6으로 승리했다. 그간 호투하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KIA 선발 션 놀린은 5와 3분의 1이닝 9피안타 3실점으로 고전했지만, 이날은 타선의 화력 지원에 힘입어 6경기 만에 첫 승을 수확했다. 삼성은 사직 구장에서 연장 10회초 오재일의 결승 2점 홈런으로 롯데를 4대2로 눌러 주말 원정 3연전을 모두 이겼다. LG는 NC를 3대2로 누르고 3연승, 4위에서 단독 2위가 됐다. 4연패 늪에 빠진 롯데는 3위에서 4위로 한계단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