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두 팀이 한국시리즈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다. 삼성과 두산은 9일 오후 6시 30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두 팀은 통산 한국시리즈 진출 회수에서 삼성이 17회, 두산이 14회로 1, 2위다. 포스트 시즌에 오른 횟수도 삼성이 29회, 두산이 24회로 최다를 다툰다. 포스트시즌 맞대결은 다섯 차례 한국시리즈를 포함해 이번 플레이오프가 포스트시즌 10번째다. 그동안 삼성이 5회, 두산이 4회 시리즈를 가져갔을 정도로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다승왕 뷰캐넌 對 무쇠팔 최원준

◇다승왕 vs. 인간 승리

플레이오프에 나선 두 팀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선발진이다. 데이비드 뷰캐넌(16승5패)과 원태인(14승7패), 백정현(14승5패) 등 삼총사가 이끄는 삼성의 선발 마운드는 올 시즌 KBO리그 최강으로 꼽힌다. 1차전엔 이 셋 중 뷰캐넌이 나선다. 뷰캐넌은 삼성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어낸 주인공이다. 삼성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외국인 투수 10명이 뛰었지만, 단 한 명도 10승을 넘기지 못했다. 지난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뷰캐넌은 15승(7패)을 거두며 에이스로 올라섰고, 올해는 다승왕까지 차지했다. 뷰캐넌은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2경기에 나서 9이닝 8실점 하며 부진했다. 열흘 만의 출격이라 투구 감을 유지했느냐가 관건이다.

두산은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 ‘외국인 원투 펀치’ 없이 가을 전투를 치르고 있다. 포스트 시즌에 두 차례 선발로 나선 곽빈도 허리가 좋지 않다.

1차전에 등판할 사이드암 투수 최원준(27)은 두산 선발진의 유일한 희망이다. 올 시즌 12승4패, 평균자책점 3.30을 올린 최원준은 도쿄올림픽 대표에도 뽑히는 등 개인적으로 가장 빛나는 한 해를 보냈다. 지난 4일 LG와 벌인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두 차례 수술을 받는 등 시련을 겪고 최동현에서 최원준으로 이름을 바꾼 그는 이번엔 어깨의 한계에 도전한다. 그는 지난달 21일 정규 SSG전부터 3~4일 간격으로 4차례 선발 등판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나흘 쉬고 이번 1차전에 나선다. 최원준은 올 시즌 삼성전에서 강했다. 4경기에 나와 25이닝 동안 1실점 내줘 평균자책점 0.36에 불과하다.

◇이번 가을은 다를 거야

도쿄올림픽에서 함께 뛴 강민호(36·삼성)와 박건우(31·두산)는 가을에 좋은 기억이 별로 없다. 삼성의 ‘안방 마님’으로 투타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포수 강민호는 롯데와 삼성에서 17년을 뛰는 동안 한 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올해는 그 아쉬움을 풀 절호의 기회다.

올 시즌 18홈런 67타점으로 활약한 강민호는 순위 경쟁이 치열했던 정규리그 마지막 4경기(1·2위 결정전 포함)에서 정작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했다. 10월 타율이 0.246에 그치며 고전했던 삼성으로선 이번 가을 강민호의 ‘한 방’이 필요하다.

두산에서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박건우는 통산 타율 0.326의 강타자다. 하지만 포스트 시즌 타율은 0.200에 불과하다. 가을만 되면 작아지는 박건우는 그동안 팀 동료들의 활약에 힘입어 자주 웃었지만, 이젠 팀의 간판 타자 역할을 해야 할 차례다. 박건우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선 타율 0.417(12타수 5안타) 1타점으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강민호와 박건우 모두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로 풀려 각오가 남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