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창원에서 열린 KIA와 NC의 시즌 10차전. KIA가 4-0으로 앞선 7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김태진이 타석에 섰다. 이날은 지난달 문경찬·박정수와 트레이드되며 장현식과 함께 KIA로 온 김태진이 친정팀 NC를 처음으로 상대한 날이었다. 앞선 세 타석에서 중견수 플라이, 삼진, 볼넷을 기록한 그는 이번엔 배재환의 공을 때려 1루수 옆을 스치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2루 주자 유민상이 홈에 들어오면서 송구가 홈으로 향하는 사이 김태진은 과감하게 2루로 뛰어 세이프됐다. 이글이글 불타는 눈빛으로 그라운드에서 몸이 부서져라 뛰는 ‘근성의 사나이’다운 플레이였다.
김태진은 홍종표의 타구 때 또 한 번 승부를 걸었다. NC 유격수 노진혁의 송구가 짧은 바람에 1루수 강진성이 이를 놓쳤고 이 틈을 김태진이 놓치지 않았다. 재빠른 판단으로 홈으로 파고들며 6-0을 만들었다. 승부의 추를 KIA 쪽으로 기울인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KIA는 이날 프레스턴 터커의 5타수 4안타 2홈런 5타점 활약에 힘입어 선두 NC를 11대3으로 물리쳤다.
KIA는 부상자가 속출하며 9월 전망이 어두웠다. 불펜 핵심 자원인 박준표와 전상현이 전력에서 이탈했고, 외야수 이창진도 부상으로 볼 수 없다. 특히 내야진의 공백이 크다. 류지혁, 나주환이 아직 돌아오지 못했고, 김선빈도 100% 컨디션이 아니다.
하지만 KIA는 우려를 딛고 7승2패로 10구단 중 가장 높은 9월 승률(0.778)을 기록하고 있다. 터커와 최형우, 나지완 등 중심 타선이 제 역할을 해주고 있고, 브룩스와 가뇽, 양현종 등 선발진들도 분투하고 있다. 여기에 9월 5일 복귀해 내야 공백을 메운 김태진의 역할도 크다.
12일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김태진은 부상 복귀 후 타율이 3할이다. 워낙 타석에서 적극적이라 볼넷을 얻기보다는 나쁜 공이라도 치고 나가는 것을 선호하는 스타일. 그런 이유로 통산 타율(0.271)과 출루율(0.303)의 차이가 크지 않다. 부상으로 두 달 가량 결장했던 올 시즌엔 타율 0.233, 출루율 0.269를 기록 중이다. 일단 주전 3루수로 계속 나서면서 실책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어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출루율 면에선 개선이 필요하지만 김태진의 가치는 분명히 크다. 공을 맞히는 컨택트 능력 뿐만 아니라 특유의 허슬 플레이로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린다.
김태진은 12일 NC전을 앞둔 인터뷰에서 “빨간 유니폼을 입고 NC파크 원정 라커룸을 들어갔는데 어색하더라”며 “KIA에서도 변함 없이 악착 같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그는 이날 NC전에서 몸을 던지는 주루 플레이로 팀 승리를 도왔다.
김태진은 NC 시절 인터뷰에서 “나는 근성 빼면 시체”라며 “악착 같이 해왔기 때문에 재능도 있어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몸을 아끼지 않은 그의 유니폼엔 흙이 잔뜩 묻어 있을 때가 많다. 김태진은 “학창 시절 프로 팀 유니폼을 입는 장면을 그려보며 열심히 노력했다. 그 꿈을 이룬 만큼 이 유니폼이 더러워질수록 나는 자랑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