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보일링 크랩을 먹고 잘 쉬어서 좋은 컨디션으로 던질 수 있었습니다.”
LG 트윈스와의 개막 2연전에 모두 등판해 연달아 세이브를 수확한 KT 위즈 ‘수호신’ 박영현의 말이다.
박영현은 2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6 신한 쏠 KBO리그 LG와의 경기에서 팀이 6-5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팀 승리를 지켜냈다.
박영현이 이틀 연속 뒷문을 단단히 걸어잠근 덕에 KT는 ‘디펜딩 챔피언’ LG를 상대로 개막 2연승을 거둘 수 있었다.
전날 LG와의 개막전에서도 박영현은 1⅔이닝 동안 34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개막전에서 KT가 11-6으로 쫓긴 8회말 1사 1, 3루 상황에 등판한 박영현은 문보경에 희생플라이를 맞아 LG에 추격하는 점수를 줬지만, 이후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 뒷문을 걸어잠갔다.
개막전에서 투구수가 많았음에도 박영현은 이날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에 등판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5-5로 맞서다 9회초 김현수가 결승 타점을 올려 1점차로 앞서자 이 감독은 박영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9회말 선두타자 오스틴 딘에 좌전 안타를 맞은 박영현은 문보경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았다.
이어 박동원을 상대한 박영현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를 벌였다. 6구째 슬라이더가 애초 볼로 판정됐으나 비디오 판독 끝에 박동원이 체크스윙을 한 것으로 나타나 삼진을 잡아냈다.
이때 1루 주자 최원영의 도루를 허용해 2사 2루의 실점 위기를 만났던 박영현은 문성주를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박영현은 “개막전에서 힘든 느낌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두 번째 이닝에 더 편했다. 투구수가 34개인지도 몰랐다”며 “원래 많이 던지면 식욕이 없어지곤 하는데, 더 많이 먹고 잘 쉬었더니 오늘 좋은 컨디션으로 던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어떤 것을 먹었냐는 질문에 박영현은 “보일링 크랩을 먹었다. 유명하다고 해서 다녀왔는데 너무 맛있더라. 게랑 로브스터 등 좋은 것을 먹었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보일링 크랩은 로브스터, 게, 새우 등을 삶아낸 후 양념에 버무려 먹는 요리다.
박영현은 “잠도 잘 자고 일어나서 컨디션이 좋았다. 등판을 준비하면서 몸이 약간 무거운 느낌이 있었지만, 등판하고 나서는 괜찮았다”고 전했다.
9회 1사 1루 상황에서 박동원을 상대하기 전 이 감독은 직접 마운드에 올라 박영현에게 뭔가를 이야기했다. 박영현은 웃어보이더니 박동원을 삼진으로 잡았다.
박영현은 “감독님이 ‘지금 공이 너무 좋으니 아무렇게나 던지고 오라’고 하시더라. 나도 너무 마음에 드는 공을 던지고 있어서 안 맞을 자신이 있었다”고 당차게 말했다.
박동원의 체크스윙을 두고 비디오 판독을 한 것에 대해서는 “배트 헤드가 나에게 보이는 느낌이어서 무조건 스윙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 조용해서 뭔가 싶었는데, 비디오 판독을 하고 있더라”며 “볼이 됐으면 어떻게 될지 몰랐는데 삼진이 돼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지만, 박영현은 LG를 만나면 작아졌다. 지난해에도 LG전 8경기에서 3세이브를 거뒀으나 2패를 떠안았고, 평균자책점이 9.95에 달했다.
박영현은 “LG전 상대 전적이 썩 좋지 않았다. 홈런도, 안타도 많이 맞았고, 블론세이브도 많았다”면서 “내가 못 던진다는 느낌을 LG전에서만 받았기에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개막 2연전 상대가 LG인 것을 알고 더 열심히 준비했고, 2경기에서 모두 세이브를 따내 너무 좋다”고 반겼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던 박영현은 아쉬운 투구를 했다. 4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12.00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규시즌 개막 2연전에서는 연이어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확 달라진 모습을 자랑했다.
박영현은 “WBC에서 구속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는데, 소속팀 합류 후에 올라오는 느낌이다. 제춘모 코치님이 팔 스윙이 짧아진 부분을 고쳐주셨는데 느낌도 좋고, 제구도 잡혔다”며 “밸런스를 찾은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뒷문을 잘 지키면서 팀이 개막 2연전을 거둬 연승의 기쁨은 더 크다.
박영현은 “시즌을 시작하는 개막전이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하는데 출발이 좋아 시즌이 더 기대된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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