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하는 하루하루가 소중했고, 2차 드래프트를 앞둔 상황에 스스로 35인 보호선수 명단 제외를 요청했다.
정들었던 한화 이글스를 떠나 KIA 타이거즈에 새 둥지를 튼 베테랑 우완 투수 이태양 이야기다.
이태양은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 시상식에서 퓨처스(2군)리그 북부리그 승리상을 수상한 뒤 무대에 올라 소감을 말하며 “이제는 KIA 타이거즈 선수가 된 이태양입니다”라고 운을 뗐다.
또 “내년에는 (KIA의 홈 구장인)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KIA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태양은 올 시즌 한화 소속으로 뛰며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다승왕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 19일 진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KIA 지명을 받아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시상식에서 손혁 한화 단장으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은 이태양은 “단장님이 웃으면서 축하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단장님께 장난으로 ‘저랑 (안)치홍이 보내더니 바로 강백호를 잡아오셔서 그런지 얼굴이 너무 좋으신데요’라고 농담했다”면서 “제가 야구를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분이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태양은 여수중, 효천고를 졸업한 전남 출신이지만, 프로에서의 고향은 한화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36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이태양은 SSG 랜더스에서 뛴 2020~2022년을 제외하고는 한화에서만 활약했다.
2020년 6월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에서 SSG로 이적했던 이태양은 2022시즌을 마친 뒤 프리에이전트(FA)가 되자 한화와 4년, 총액 25억원에 계약하고 친정팀으로 돌아갔다.
한화는 FA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이태양을 2차 드래프트 35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고, 이태양은 선수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팀을 떠나게 됐다.
한화가 그를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이유가 있었다.
이태양은 “스스로 아직까지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퓨처스 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남은 계약 기간 1년을 또 이렇게 보내기에는 야구를 하는 하루하루가 아깝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화를 떠나는 것은 마음이 아팠지만, 우리 가족과 아이를 생각하면 야구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먼저 면담을 요청해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해 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팀을 옮기고 저 혼자 광주로 가야하다보니 아내가 가장 아쉬워했다. 아이가 가장 예쁠 시기인데 따로 혼자 살아야하는 것에 아쉬워하더라”고 덧붙였다.
이태양은 한화와 FA 계약을 맺은 첫 시즌인 2023시즌 50경기에서 100⅓이닝을 소화하며 3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3.23을 작성, 마당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지난해 팔꿈치에 탈이 나면서 1군에서 10경기 등판에 그쳤다.
올해에는 1군보다 2군에 있는 시간이 더 길었다.
이태양은 올 시즌 1군에서 14경기에서 11⅓이닝만 던졌다. 퓨처스리그에서 27경기 8승 무패 3홀드 평균자책점 1.77의 빼어난 성적을 냈지만, 그에게 1군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이태양은 “퓨처스리그 기록이 좋은데 1군 기회가 오지 않는 것은 선수 입장에서 섭섭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제가 감독님 선호도나 원하는 스타일에 맞추지 못한 것”이라며 “더 발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다. 배운 것도 많다”고 전했다.
올 시즌 내내 불펜 쪽에 고민이 있었던 KIA는 전천후 역할이 가능한 이태양이 쓰임새가 많다고 판단해 영입을 택했다.
이태양은 “KIA 구성원 모두가 반겨주셨다. 이범호 감독님이 건넨 첫 마디는 ‘아프지만 말라’는 것이었다”며 “건강한 모습은 다 알고 있으니 잘 준비해달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IA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승했고, 전력이 탄탄한 팀이다. 올해 부상자가 많이 나와 힘든 시즌을 보냈지만 내년에 부상자가 줄어들면 또 우승이 가능한 팀”이라고 기대했다.
이태양은 “프로 입단 후 16년 동안 대전에 살았지만, 그런 감정을 느끼기보다 야구를 무조건 잘해야한다는 생각 뿐”이라며 “내년에 더 많은 팬 분들 앞에서 던질 수 있다는 설렘과 기대가 있다”고 했다.
1군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이는 이태양은 “KIA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모든 보직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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