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팀이 1골 1도움을 기록한 ‘캡틴’ 이승원(강원)의 활약에 힘입어 첫 경기에서 ‘우승 후보’ 프랑스를 격침시켰다.
김은중(44)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3일(한국 시각) 아르헨티나 멘도사 말비나스 아르헨티나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이승원(강원)과 이영준(김천)의 득점으로 프랑스를 2대1로 물리쳤다.
이날 경기 수훈 선수인 대표팀 주장 이승원은 경기 종료 직후 믹스트존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공격 포인트를 올린 두 상황 모두 사전에 준비가 된 플레이었다고 밝혔다.
전반 초반 15분까지 프랑스가 경기를 지배했다. 하지만 강성진(서울), 김용학(포르티모넨스), 이승원으로 이어지는 한 번의 역습으로 전반 22분 첫 골을 만들어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프랑스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강성진이 패스로 연결했고, 이를 받은 김용학이 상대와 경합 상황을 이겨내며 왼쪽 측면을 시원하게 내달렸다. 김용학이 드리블 돌파 후 반대편으로 내주자 이승원이 이를 골문 왼쪽 구석을 노리는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첫 골 상황에 대해 이승원은 “(김)용학이랑 훈련할 때를 비롯해서 그런 장면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눴었다”며 “용학이가 수비를 끌고 다니는 능력이 워낙 좋으니까 반대편에서 항상 준비하고 있겠다고 (경기 전에) 말했었는데, 용학이가 그걸 기억하고 당시 상황에서 제가 달려가는 걸 보고 좋은 패스를 찔러줬다”고 떠올렸다.
이승원은 두 번째 골장면에선 도움을 기록했다. 후반 19분 왼쪽 측면에서 상대 반칙으로 얻은 기회를 ‘그림 같은’ 궤적의 프리킥으로 상대 문전에 보냈고, 이를 이영준이 머리로 받아 골망을 갈랐다.
이승원은 “(이)영준이가 당시 세트피스 상황에서 ‘문전에서 골키퍼 앞으로 짧게 치고들어갈 거니까 짧게 올려달라’는 얘기를 미리 했었다”며 “영준이 머리만 보고 짧게 킥을 했는데 영준이가 잘 넣어줬다”고 설명했다.
이승원은 이날 한국의 득점에 대해 “그런 상황들을 미리 준비했기 때문에 나온 장면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표팀 주장인 그는 “주장인 만큼 선수들을 잘 아우리고 분위기를 잘 이끌자는 생각만 했고, 경기장에서도 선수들 다독여주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전했다.
이승원은 “선수들이 준비를 착실하게 했다”며 “늦은 새벽까지 저희를 믿고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이승원과의 일문일답.
-첫 경기 승리 소감은.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서 첫 경기를 하면서 긴장되는 부분이 있었고, 힘든 경기가 될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선수들이 자기 플레이를 잘 해줘서 무난하게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첫 골 장면에서 김용학이 수비 여러 명과 경합하는 상황에서도 중앙에서 빈 공간을 파고들었다. 김용학이 빼앗겨 역습을 줄 확률이 꽤 있었던 상황인데 패스가 올 것이란 믿음이 있었나.
“(김)용학이랑 훈련할 때를 비롯해서 그런 장면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눴었다. 용학이가 수비를 끌고 다니는 능력이 워낙 좋으니까 용학이 움직이는 반대편에서 항상 준비하고 있겠다고 (경기 전에) 말했었는데, 용학이가 그걸 기억하고 당시 상황에서 제가 달려가는 걸 보고 좋은 패스를 찔러줬다. 고맙게 생각하고 이후 제가 다행히 마무리를 침착하게 잘 했다. 저랑 용학이랑 그런 걸 미리 준비했기 때문에 나온 장면이라 생각한다.”
-주장으로서 큰 대회에 임하는 부담감이 크지 않았나.
“부담감보다는 주장인 만큼 선수들을 잘 아우리고 분위기를 잘 이끌자는 생각만 했고, 경기장에서도 선수들 다독여주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
-큰무대는 처음일텐데 어땠나.
“생각보다 긴장이 안 됐다. 즐기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들어왔다.”
-경기 내내 많이 뛰며 중앙을 휘저었는데 막판에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았는지.
“힘들긴 했는데 정신력으로 버텼다. 제가 한 발 더 뛰어야 선수들이 덜 힘들고 실점할 수 있는 상황도 모면하기 때문에 정신력으로 버텼다.”
-후반전 도움을 올린 상황에서 프리킥 궤적이 좋았는데 평소 자신 있는 편인지.
“프리킥에 자신 있다. (이)영준이가 당시 세트피스 상황에서 ‘문전에서 골키퍼 앞으로 짧게 치고들어갈 거니까 짧게 올려달라’는 얘기를 했었다. 영준이 머리만 보고 짧게 킥을 했는데 영준이가 잘 넣어줬다.”
-다소 아쉬운 판정으로 PK 득점 내준 뒤 주장으로서 동료들에게 어떤 얘기를 했나.
“실점하고 나서도 시간이 많이 남아서 그런 부분에서 ‘무너지지 말자’ ‘우리 하던 대로 해서 경기력이 그대로 나오면 득점 기회를 또 만들 수 있고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후반 막판에 힘든 상황이 많이 나왔는데 수비수들이 잘 버텨준 걸 고맙게 생각한다.”
-다음 경기를 임하는 각오와 응원한 국민들에게 한마디.
“국민 여러분들도 힘든 경기가 될 거라 생각을 하셨을텐데 선수들이 그만큼 준비를 착실하게 했다. 늦은 새벽까지 저희를 믿고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