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고군산군도의 서쪽 끝자락. 약 5억 9000만 년 전 고생대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이 전 세계가 주목하는 명품 ‘K-관광섬’으로 거듭나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이 극찬한 천혜의 비경을 무대로, 섬과 섬을 잇는 거대한 해상 트레킹 코스와 체류형 인프라가 대거 확충되며 ‘연간 관광객 1000만 시대’를 향한 닻을 올렸다.

◇5억 9000만 년의 시간을 걷다, ‘아시아의 보물’

전북 고군산군도에 있는 말도 등대 앞에서 관광객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말도 등대는 일제강점기인 1911년에 만들어졌다. 8각형 콘크리트 하부 구조에 2단 나선형 사다리가 설치된 형태로 당시엔 상당히 선진적인 건축 양식이었다. /군산시 제공

말도(末島) 해안가에 들어서면 거대한 파도가 몰아치는 듯한 형상의 기암절벽이 시선을 압도한다. 고생대 선캄브리아기에 형성된 지질 구조인 ‘말도 습곡 구조’다. 1만 6190㎡에 달하는 이 일대는 그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 제501호로 지정될 만큼 압도적인 절경을 자랑한다. 해안 절벽에서 바라보는 63개 고군산군도 섬들의 파노라마는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킨다.

이러한 고군산군도의 매력은 해외에서 먼저 주목했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해 고군산군도를 ‘아시아에서 가장 저평가된 장소 18곳’ 중 하나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정하며 “보물 같은 여행지”라고 극찬한 바 있다. 군산시는 이러한 천혜의 자원을 전면에 내세워 이 일대를 ‘K-관광섬의 선두 주자’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섬 5곳 잇는 8.64㎞ ‘바다 위 트레킹 코스’ 완성

전북 고군산군도에 있는 말도~명도~방축도를 잇는 해상인도교.

이번 사업의 핵심은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 선정으로 4년간 11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하늘 트레킹을 통해 즐기는 특별한 휴식과 모험’ 프로젝트다.

군산시는 말도에서 방축도까지 5개 섬(말도-보농도-명도-광대도-방축도)을 연결하는 총연장 1356m의 해상 인도교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까지 303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현재 명도~광대도(555m) 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말도~보농도 308m, 보농도~명도 410m, 광대도~방축도 83m)은 완공됐다. 명도~광대도 구간도 오는 6월 완공돼 일반에 개방된다.

모든 구간이 하나로 연결되면 총 8.64㎞에 달하는 환상적인 섬 트레킹 코스가 완성된다. 길을 걷다 보면 일제강점기였던 1911년 8각형 콘크리트 구조에 2단 나선형 사다리를 갖춘 선진적 건축물 ‘말도 등대’와 서울 서대문 독립문을 빼닮은 방축도의 ‘독립문 바위(북문 바위)’ 등 섬마다 품고 있는 명소들을 만날 수 있다.

시는 이 코스를 ‘고군산섬잇길’로 명명하고, 해안 탐방로와 캠핑장, 휴게소 등의 기반 시설을 대폭 확충할 예정이다. 특히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노후화된 숙소를 리모델링하여 체류형 관광객을 위한 베이스캠프를 마련하고, 각 섬에 응급 구조 키트와 자동심장충격기(AED)를 비치하는 등 안전망도 촘촘히 구축한다.

◇주민이 만드는 해양 관광 메카… “글로벌 여행지로 도약”

시설 확충과 같은 하드웨어 못지않게 소프트웨어 강화에도 공을 들인다. 섬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주민 주도형 관광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는 ‘섬마을 주민학교’를 운영하며 지역 주민을 전문 섬 해설사로 양성하고, 위생과 친절 서비스 교육을 통해 자생적인 운영 역량을 키우고 있다. 주민 해설사가 섬의 생생한 역사와 설화를 직접 들려주는 ‘말도 섬친소’, ‘명도 섬크닉’ 프로그램은 방문객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어촌 체험형 밥상인 “GO! 군산 섬해진미”는 고군산군도의 맛과 멋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대표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나아가 시는 ‘고군산섬잇길’만의 독자적인 브랜드와 캐릭터를 개발하고, 타깃별 맞춤형 미식 상품을 선보이는 등 입체적인 마케팅을 통해 K-관광섬의 인지도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문숙 군산시 문화관광국장은 24일 “관광 인프라가 모두 갖춰지면 군산은 체류형 해양 관광 도시로 거듭나 연간 관광객 1000만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며 “그간 숨겨져 있던 고군산군도의 신비로움이 이번 사업을 통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글로벌 해상 여행지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