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의 가스터빈 전용 시험장에서 임직원들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380MW급 가스터빈’의 정격 부하 성능 시험 성공 기념 행사를 갖고 있다. 최종 조립한 가스터빈을 실제 발전소와 동일한 조건에서 최대 속도와 출력으로 운전해 성능과 안정성을 최종 점검하는 절차다. /두산그룹 제공

올해 창립 130주년을 맞은 국내 최장수 기업 두산그룹은 ‘변화 DNA’를 바탕으로 주력 사업 분야에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개화기인 1896년 포목점으로 시작해 국내 최초의 화장품(박가분)까지 개발한 두산은 이후 OB맥주를 필두로 한 종합 소비재 기업으로 거듭났고, 2000년대에는 중공업·인프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현재는 인공지능(AI), 에너지, 반도체 첨단 기술 분야의 핵심 그룹이 됐다.

◇가스터빈, SMR 분야 경쟁력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청정 전기 생산을 위한 가스터빈과 대형원전, SMR(소형모듈원전)을 비롯해 수소터빈, 해상풍력 등 다양한 발전 주(主)기기 부문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가스터빈은 최대 1700도의 고온가스를 동력으로 회전해 전력을 생산하는 장치다. 4만개가 넘는 부품과 400개 이상의 블레이드가 사용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3년부터 340여 곳의 산학연 파트너와 함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착수, 1조원 이상의 자체 투자 끝에 2019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총 16기의 가스터빈을 수주하는 등 탄탄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국 빅테크 기업에 380메가와트(MW)급 대형 가스터빈 5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으며 가스터빈을 해외에 첫 수출하는 성과도 거뒀다. 당시 업계에서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 시장에 국산 기술과 제품을 역수출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두산은 2030년까지 누적 45기, 2038년까지 105기 수주를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2028년까지 창원사업장 연산 규모를 기존의 1.5배 수준인 12대로 확충하는 설비 투자를 진행한다. 또 가스터빈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수소터빈 개발에도 속도를 내 차세대 무탄소 발전시장을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70여 개가 개발 중인 소형모듈원전(SMR) 시장에선 ‘글로벌 SMR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미국 뉴스케일사(社)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체결했고, 이듬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심사를 업계 최초로 통과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창원에 세계 최초의 SMR 전용 공장을 구축 중으로 2028년 완공 예정이다. 전용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현재 연 12기 수준인 SMR 생산능력이 20기 이상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분야 사업도 확대

최근에는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AI 반도체에 들어가는 동박적층판(CCL)을 제조하는 ㈜두산의 전자BG(비즈니스 그룹)는 2024년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이후로도 글로벌 빅테크향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두산이 생산하는 동박적층판은 PCB(인쇄회로기판) 업체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미국 엔비디아에 공급되고 있다.

두산이 2022년 인수한 두산테스나는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카메라 이미지 센서(CIS) 등 시스템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분야 1위 기업이다. 2024년에는 엔지온을 인수·합병하기도 했다. 엔지온은 이미지 센서 반도체 후공정 전문 기업으로, 반도체칩 선별 및 재배열, 웨이퍼 연마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 최근 각광받고 있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구동 칩(DDI) 등을 보유하고 있어, 두산테스나와 사업 시너지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