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여 년간 전북 도민들에게 애증의 대상이자 지루한 ‘희망고문’이었던 새만금의 기류가 확실히 바뀌고 있다. 허허벌판이던 매립지에 도로가 뚫리고 기업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말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의 첫 토지 분양이 조기 완료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나경균 새만금개발공사 사장은 이러한 흐름을 이어갈 핵심 동력으로 ‘복합 리조트’와 ‘오픈 카지노(내국인 출입 허용 카지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단순한 산업단지를 넘어, 사람과 자본이 몰리는 글로벌 관광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 파격적인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나경균 새만금개발공사 사장이 새만금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나경균 사장은 "최근 새만금에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복합 리조트'와 '오픈 카지노(내국인 출입 허용 카지노)'가 필요하다"고 했다. /새만금개발공사 제공

-최근엔 복합 리조트 유치를 강조하고 있다. 오픈 카지노 도입에 대한 의견도 있는데.

“복합 리조트는 숙박·관광·레저·문화 기능이 집적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는 단순한 시설 확충을 넘어 새만금의 성장 속도를 높이고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핵심 동력이다. 이 과정에서 복합 리조트의 경쟁력을 위해 오픈 카지노 도입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오픈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 리조트 유치로 어떤 효과를 기대하나.

“새만금이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도약하려면 확실한 ‘앵커 시설’과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사람과 자본이 모인다. 다양한 요소가 결합될 때 새만금은 관광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거점이 될 수 있다. 공사는 현재 글로벌 수준의 복합 리조트 유치를 위해 사업 여건을 면밀히 검토하며 사전 준비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 새만금의 관광 부문 발전을 본격화해 민간의 창의성을 적극 활용하겠다.”

-최근 스마트 수변 도시 첫 분양 성적이 놀랍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완판’을 기록했는데.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감사드린다. 공사는 지난해 11월 스마트 수변 도시의 첫 분양 공고를 냈다. 공급 대상이었던 단독주택 용지 67필지(2만242㎡)와 근린생활시설 용지 2필지(8640㎡)가 공고 31일 만에 전량 판매됐다. 특히 추첨 방식으로 진행된 단독주택 용지의 경우 최고 경쟁률이 41대1에 달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조감도(단독 등 주택단지). /새만금개발공사 제공

-41대1이라는 경쟁률은 어떤 의미를 갖나.

“공정성을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온비드 시스템을 통해 진행했다. 지난 3년(2023~2025년)간 온비드로 공급된 전국 단독주택 용지의 최고 경쟁률이 7대 1 수준이었고, 평균 분양률이 15.5%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흥행이다. 이는 수변 도시 개발 계획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과 새만금의 미래 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이 반영된 결과다. 67필지 완판은 새만금 30년 개발 계획을 현실로 만드는 첫 장면이자, 미래 주거 가치를 여는 새로운 기점이라 생각한다. 이제 새만금은 가능성의 영역을 넘어 현실화된 미래 도시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분양에 성공한 비결은 무엇인가.

“도시계획 변경을 통해 철저히 시장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은 것이 주효했다. 새만금은 급변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토지, 교통, 용수, 전력 등 자급자족형 산업 생태계 조건뿐만 아니라 천혜의 자연환경이라는 입지적 장점을 두루 갖췄다. 최근엔 교통 인프라도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소요 시간이 기존 76분에서 33분으로 절반 이상 단축됐다. 이러한 접근성 향상과 더불어 공항, 항만, 철도를 아우르는 트라이포트(tri-port) 도입 계획이 수도권은 물론 인근 광역 도시의 투자 수요까지 흡수했다. 기업 지원 도시로서 다채로운 미래 기능을 마련함으로써 전국적인 투자 관심을 이끌어냈다고 판단한다.”

-앞으로 후속 분양 일정과 전략은.

“수변 도시 개발은 기존 공공기관의 전통적인 개발 방식과는 다르게 진행할 계획이다. 단순히 아파트 땅부터 파는 방식을 탈피해, 주거 환경의 핵심 시설을 먼저 유치하는 전략으로 개발할 것이다. 외국 기업 유입에 대비해 국제학교, 세계농업대학 등 글로벌 인재 양성이 가능한 교육 특화 시설, 첨단 산업 및 대규모 관광 사업, 그리고 의료 환경 등을 선제적으로 구축할 것이다. 핵심 정주 여건이 갖춰지면 본격적으로 주거 용지를 공급해 시장의 자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조감도(마이스 복합단지). /새만금개발공사 제공

-새만금에 산업 용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제2산업단지 조성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2023년 새만금 국가산업단지가 ‘투자진흥지구’와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잇달아 지정되면서 기업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현재 추세라면 기존 산업 용지는 2030년경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산업단지 조성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선제적 대응이 필수다. 우리 공사는 이미 작년 3월 제2산업단지 사업 시행자 지위를 확보했으며, 올해 12월 통합 개발 계획 승인 신청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제2산단의 특징은 무엇인가.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가능성도 있나.

“제2산단은 기존의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새만금에 특화된 ‘사이언스파크’ 개념으로 기획하고 있다. AI(인공지능), 로봇, 바이오메디컬 같은 첨단 산업을 유치해 산·학·연이 함께하는 혁신적인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새만금을 대한민국 미래 산업의 중심지로 키우겠다. 새만금 제2산단은 첨단 산업 단지로서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용수·토지·전력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지역이다. 아울러, 새만금 수변 도시 등 편리하고 세련된 주거 환경이 새만금 내에 본격적으로 갖춰지면, 관련 종사자들의 정주 환경 역시 크게 개선되어 기업들도 새만금에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 유치에는 에너지가 필수다.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실현 방안은.

“새만금의 청사진은 과거 농업용지 확보 중심에서 첨단 도시와 재생에너지 기반의 국가 전략 거점으로 전환되고 있다. 공사는 당초 농업용지로 계획됐던 공유수면 일부를 발전 공간으로 전환해, 새만금 내에서 재생에너지의 ‘생산-공급-소비’가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우리 공사는 육상 및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을 새만금의 스마트그린산단과 연계해 입주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재생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새만금이 RE100 정책 실현의 선도 지역이 되도록 하겠다.”

-정부 업무보고회에서 대통령이 새만금 사업을 ‘희망고문’이라고 했다. 속도감 있는 매립을 위한 방안이 있나.

“대통령님의 말씀은 신속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 추진을 독려하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우리 공사의 설립 목적 자체가 효율적이고 속도감 있는 공공 주도 매립에 있다. 현재 국토부, 새만금청 및 지자체와 신규 매립 사업 추진을 위해 긴밀히 협의 중이다. 특히 통합 개발 계획 수립이나 각종 위원회 심의 등 인허가 기간과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강구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