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에너지저장장치) 산업은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핵심 동력입니다.”
지난 26일 LG에너지솔루션 ESS전지사업부장 김형식 전무는 ESS 시장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전기차 시장의 주춤한 성장세가 배터리 산업 전반의 위기로 해석되는 것은 명백한 오해이며, 올해 ESS 사업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얻어내며 이 같은 시장의 오해를 깨나가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북미와 유럽, 국내까지 ESS 중심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속도를 올렸다. ‘미국 내에서 ESS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과 같은 수식어는 모두 이런 변화의 성과다.
김 전무는 “LG에너지솔루션은 LFP(리튬인산철) 기반 제품 경쟁력과 글로벌 현지 생산, SI(System Integration·시스템 통합) 및 운영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는 완결형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ESS 중심의 리밸런싱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SS 시장의 현재 상황은.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ESS 시장에서 약 12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누적 수주를 확보하며 ESS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수치로 입증했다. ESS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전력망 안정화, AI(인공지능) 인프라 확산과 맞물리며 구조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이는 배터리가 단순히 ‘전기차의 부품’을 넘어 ‘에너지 인프라의 핵심 자산’으로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는 신호다.”
―배터리 산업이 ‘구조적 위기’를 맞았다는 시각이 많다.
“전기차 시장이 배터리 산업 전체를 대변하지는 않는다. 지금은 오히려 배터리의 가치가 재편되는 ‘밸류 시프트(Value Shift·가치 재편)’의 시기다. 배터리 산업의 성장이 주춤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활용 영역과 가치가 EV(전기차) 중심에서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등의 영향으로 성장하는 ESS와 로봇 등 더 넓은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와 유럽까지 ESS용 라인 전환을 추진하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선제적으로 추진해 왔고, 올해는 이 노력의 본격적인 성과 창출이 시작되는 원년이 될 것이다."
―최근 ESS 시장에서 왜 LFP 배터리가 대세로 불리나.
“글로벌 ESS 설치량의 90% 이상이 LFP 배터리다. 순간적 고출력, 높은 에너지 밀도 등을 요구하는 전기차 시장과 달리 10년 이상 장수명으로 장기간 상시 안정적 운전이 필요한 ESS 시장은 LFP 배터리가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화재 안전 규제가 강화되면서 화학 구조적으로 안전성이 검증된 LFP가 ESS에 가장 적합한 배터리로 평가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의 차별점은.
“LG에너지솔루션의 LFP 경쟁력은 셀 단위의 안전성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셀부터 모듈, 팩, 시스템까지 전 단계에서 화재 전이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구조적 안전성이 핵심이다. 화재 확산을 억제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정전이나 고온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화재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제품 최초로 UL 9540A(모듈 내 셀 간 전이 억제 국제 인증)와 대형 화재 모의 시험을 통과하며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했다.
아울러 ESS 운영 중 발생할 수 있는 안전 관련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AI 기반 안전 진단 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글로벌 배터리 기업 중 가장 오래된 업력을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은 전 세계 500개 이상의 ESS 사이트에서 수집되는 연간 100TB(테라바이트) 이상의 운영 데이터와 100만개 이상 축적된 배터리 셀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안전 관련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 90% 이상의 차단율로 배터리를 관리하고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다."
―장기간 운영되는 ESS 특성상 운영 효율 역시 중요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 효율을 가동률과 운용 안정성, 실질적인 운영 비용까지 포함한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랭식 냉각 시스템과 통합형 칠러를 적용해 개별 칠러 방식 대비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냉각·통신 장치로 인한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최소화했다. 이러한 설계를 통해 장시간 연속 운전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 유지가 가능해졌으며 ESS의 운영 효율 및 실질 운용 비용 측면에도 유리하게 만들었다.
또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LFP 제품은 LFP의 구조적 한계로 지적돼 온 SOC(State of Charge) 정확도 문제를 소프트웨어 기술로 극복했다. 자체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기반으로 완전 충·방전 없이도 정밀한 SOC 추정이 가능해 운전을 중단하지 않고 연속 운용이 가능하다. 장기간에 걸친 정교한 배터리 성능 분석을 통해 고객 입장에서는 가동률과 운영 효율을 높이고, ESS 저장 에너지 사용을 극대화해 고객의 수익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ESS 배터리의 생산 거점은 어디인가.
“ESS 사업의 경쟁력은 제품 기술력뿐 아니라 ‘어디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가’까지를 포함한 생산 역량 및 운영 경험에서 완성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유럽, 중국에 이어 국내까지 ESS용 LFP의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며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현지 생산을 통해 특정 지역이나 정책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북미와 유럽 현지 생산은 관세와 정책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객과의 물리적·시간적 거리까지 줄여 공급 안정성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미래 고객을 위한 선택이다."
―최근 국내 생산 계획도 밝혔다.
“오창 에너지플랜트를 중심으로 한 국내 ESS용 LFP 생산과 LFP 생태계 구축도 큰 의미가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그동안 해외에서 축적한 LFP 양산 경험과 품질 관리, 공정 운영 노하우를 오창에 그대로 이식해 국내에서도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동시에 소재·부품·장비 등 국내 협력사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아직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LFP 양극재에 대해 국내 생태계를 단계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한국전기안전공사와의 안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도 국내에서의 ESS용 LFP의 안전 기준과 운영 신뢰도를 제도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중장기적 사업 방향과 전략은.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등 특히 ESS 수요가 가장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생산 역량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작년 기준 연간 약 17GWh 수준이었던 북미 ESS 생산 능력을 올해 말까지 30GWh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증가하는 고객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ESS용 인버터 일체형 시스템, 각형 LFP 개발 등 제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SI·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셀·시스템·소프트웨어 및 자산 최적화를 통한 전력 거래까지 아우르는 통합 ESS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해 에너지 산업의 가치 구조 재편을 이끄는 핵심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현재 다수의 글로벌 고객들이 ESS 사업과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에 협업 및 공급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추가 수주 및 신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선점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