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춘천시 전경. 호반의 도시로 불리던 춘천시는 AI·데이터·정밀 의료 등 첨단 산업을 앞세워 첨단 산업도시로의 전환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2033년 준공을 목표로 남산면 광판리 일원에 기업혁신파크 조성을 추진 중이다. /춘천시 제공

강원 춘천시가 ‘호반 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고 ‘첨단 산업 도시’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혁신파크 조성 사업이 국가 승인 절차에 공식 돌입하고, 강원연구개발특구 지정까지 확정되면서 연구·개발부터 실증·사업화,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산업 구조의 윤곽이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별 사업 성과를 넘어 지역 산업을 장기적으로 뒷받침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춘천은 호수와 산, 정주 여건이 강조된 도시였다. 그러나 최근 춘천시의 산업 정책은 방향이 분명하다. 1990년대부터 축적해 온 기업혁신파크는 남산면 바이오 산업의 성과를 AI·데이터·정밀 의료 등 첨단 분야로 확장하고, 이를 실제 기업 활동과 투자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산업의 ‘공간’과 ‘기술’을 동시에 설계해 지속 가능한 성장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변화의 중심에는 기업혁신파크 조성 사업이 있다. 춘천시는 지난달 24일 기업혁신파크 선도 사업 통합 개발 계획(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사업은 중앙 부처 협의와 통합 심의 등 국가 차원의 공식 검증 절차에 들어갔다. 지역 차원의 구상이 정부 심사 테이블에 오르며 사업의 방향과 규모가 명확해진 단계다.

광판리 일원 363만㎡ 부지에 총사업비 1조962억원을 투입해 조성되는 대규모 첨단 산업 복합 도시다. BT·IT·AI·정밀 의료를 중심으로 한 첨단 지식 산업과 주거·교육·의료·문화 기능을 결합한 자족형 구조가 특징이다. 산업 단지 조성에 그치지 않고, 기업 활동과 연구, 정주 환경이 한 공간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춘천 남산면 기업혁신파크 조성 예정 부지. /춘천시 제공

이 사업은 춘천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바이오 산업의 성과를 디지털·데이터 기반 산업으로 확장하는 전략적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연구 성과가 데이터로 축적되고, 실증과 사업화를 거쳐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도시 구조 안에 담겠다는 구상이다.

일부에서 제기된 더존비즈온 지분 매각 관련 우려에 대해 춘천시는 사업 추진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밀 의료 데이터 플랫폼과 클라우드 기반 IT 역량 등 기업혁신파크의 핵심 기능에는 변동이 없다는 설명이다. 통합 개발 계획 제출과 PFV 설립, 주민 의견 수렴과 관계 기관 협의 등 주요 절차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시는 내년 승인 완료, 2027년 착공, 2033년 준공이라는 단계별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혁신파크가 산업 공간의 축이라면 강원연구개발특구 지정은 기술 경쟁력을 떠받치는 또 하나의 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춘천시를 강원연구개발특구로 최종 지정했다. 연구개발특구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연구 성과가 기업과 일자리로 이어지도록 국가가 지정·지원하는 혁신 지구다.

특히 춘천은 특구 내에서 바이오 신소재 분야를 담당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춘천은 1990년대부터 바이오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왔고, 현재 코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 6곳을 보유하고 있다. 관련 기업의 연매출은 1조원을 넘는다. 강원도 전체 국가 연구개발비의 절반 이상이 춘천에 집중돼 있으며, 대학·연구기관·기업 간 협력 경험도 비교적 풍부하다.

강원연구개발특구는 내년부터 매년 약 100억원 규모의 예산을 바탕으로 기술 사업화, 연구소기업 육성, 창업 지원 등을 추진하게 된다. 연구 성과가 연구실에 머무르지 않고, 실증과 사업화를 거쳐 실제 산업과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장치다. 기업혁신파크와 결합하면서 연구개발-실증-사업화-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춘천시는 연구개발 특구 지정으로 2040년까지 2조2000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7600여 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기업혁신파크와 연구개발특구를 양축으로 바이오·AI·데이터 산업을 집적시켜 ‘AI·바이오 융합 산업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라고 했다.

춘천시는 여기에 기회발전특구 지정까지 연계해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투자 인센티브를 결합한 산업 환경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기회발전특구는 남산면 광판리 기업혁신파크 사업부지 중 산업시설 및 업무시설 용지 등 90만㎡가 대상이다. 기업혁신파크 전체 사업지 363만㎡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기업혁신파크와 연구개발특구는 개별 사업이 아니라 춘천 산업 정책의 뼈대”라며 “연구개발 성과가 실증과 사업화로 이어지고, 다시 기업 성장과 일자리로 연결되는 구조를 실제로 작동시키는 데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