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7월 국립대구과학관에서 열린 ‘골 때리는 뇌과학’ 전시에서 뇌를 부위별로 설명한 조형물을 교사와 유치원생들이 보고 있다. /국립대구과학관 제공

지난 17일 대구 달성군 국립대구과학관(관장 이난희) 1층 로비에 들어서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10분의 1 크기 조형물이 우뚝 서 있었다. 맞은편 소형 공연장에선 빨강·노랑·파랑색 로봇 9대가 음악에 맞춰 군무(群舞)를 추며 관람객을 맞았다.

반도체관으로 들어서니 인공지능(AI) 기술로 구현한 안내원이 인사를 건넸다. 입구에서부터 전시실까지 발 닿는 모든 공간에서 첨단 과학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국립대구과학관이 올해 비수도권 국립과학관으로는 처음으로 관람객 800만명을 돌파했다.

이난희 국립대구과학관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대구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과학 전시와 교육 대구과학관콘텐츠를 확대해 내년엔 관람객 1000만명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대구 과학관에 관람객이 끊임없이 찾아오고 있다.

“지난 2013년 우리 과학관은 국내 최초의 산업 과학기술관으로 개관했다. 다만 특정 주제에 지나치게 얽매이면 일회성 방문으로만 그친다.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전시·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시의성 있는 과학 전시를 끊임없이 발굴해야 관람객이 다시 찾는다. 올해는 누리호 4차 발사를 기념해 ‘보이지 않는 우주 특별전’을 열었고, 로비와 전시실에 누리호 조형물을 전시했다. 이밖에도 양자역학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양자 특별기획전’을 여는 등 과학계의 최신 동향을 관람객에게 빠르게 전달했다. 과학 해설사는 관람객의 연령과 생애 주기를 고려해 맞춤형 해설과 관람 동선을 제공했고, 교육과 특강도 전시 주제에 맞게 구성해 부서별로 연계 효과를 극대화했더니 재방문율도 늘었다."

지난 10일 대구 달성군의 국립대구과학관에서 이난희 관장이 신년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 관장은 “대구과학관의 뿌리인 산업·기술 분야 전시를 확대하고 과학 인재 육성을 위한 콘텐츠를 늘려 전국에서 찾아오는 과학관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국립대구과학관 제공

-올해 대표적인 전시·행사와 성과가 있다면.

“총 12건의 특별전을 운영했는데 관람객 24만명이 다녀갔다. 과학관이 위치한 달성군 인구(26만명) 정도의 인원이 특별전을 본 셈이다. 뇌의 구조와 기능을 체험형 전시로 풀어낸 ‘골 때리는 뇌과학’ 공동특별전과 국립과천과학관·한국항공우주연구원·합천군 등과 협력한 ‘보이지 않는 우주’ 특별전이 대표적이다. 블랙홀,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등 우주의 95%를 차지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다뤘고, 달 탐사선 ‘다누리’ 모형과 합천에 떨어진 운석의 흔적이 새겨진 암석을 전시했다. 달성군의 대표 가족 문화축제인 ‘YES!키즈존’ 행사도 3년 연속 유치해 올해에만 4만8000명이 방문했다. 가정의 달, 여름방학, 슈퍼문 관측 등 계절별로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인기를 끌었다. 이런 성과들을 통해 정부로부터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됐고, 공공기관 운영실적 평가 최우수(S등급)‘를 달성했다."

-지역 과학계 발전을 위한 과제도 남아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각지대 없는 과학기술 인재양성이다. 이공계 인재들이 의대가 아닌 공대를 택하려면 어린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과학을 통한 재미와 성취감을 느끼게 해줘야하고, 그 기회는 균등해야한다. 학생들이 서울이 아닌 지역 과학관에서도 창의력과 과학적 탐구력을 기를 수 있어야한다. 지난 1월엔 꿈나무과학교육센터를 개관하며 AI·로봇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전시·교과 연계형 수업을 제공했다. 올 한해 이공계 진로체험 교육 등 프로그램 540건을 진행했고, 교육생 8만 명이 참여했다. 특히 정부 핵심정책인 늘봄학교 지원, 도서벽지·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과학관, 울릉도·경북 북부 지역에서 운영한 나눔과학 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해 올해 교육부가 주관한 ‘교육 기부 우수 기관’ 선정과 ‘대한민국 교육 기부 대상(교육부장관상)’을 받는 등 2관왕을 달성했다. 앞으로도 대구과학관이 과학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과학기술 생태계의 허브가 되겠다."

상설전시 2관에 조성된 반도체존에선 아동완구인 레고로 반도체 제작 공정을 단계별로 만든 체험형 전시물과 인공지능 안내 시스템 등이 볼거리다. /국립대구과학관 제공

-인공지능이 화제인데, 과학관에서도 체험할 수 있나.

“2026년 주요 전략과제 중에서도 첫 번째가 ‘인공지능(AI)으로 혁신하는 미래 과학관 조성’이다. 본관 로비에 초대형 LED 미디어월을 구축해 관람객이 입장 순간부터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AI 기술을 활용한 공룡 주제 특별기획전도 준비 중이다.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어린이들의 관심이 높은 공룡의 진화·번성·멸종의 과정을 생동감 있게 재현할 계획이다. 연령대별로 특화된 AI 융합형 맞춤 교육도 강화한다. AI 기초부터 실습까지 다루는 AI 부트캠프를 신규 운영해 체계적으로 인재를 양성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분기별 AI자격 인증 교육을 통해 학생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참여할 수 있는 AI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

-내년엔 NASA에 간다고 하는데.

“달성교육재단과 협력해 NASA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새롭게 추진할 방침이다. 미국의 NASA 연구소와 천문대, 스페이스 센터 등을 직접 방문하는 체험형 해외연수다. 지역 청소년들이 실제 NASA 우주 연구 현장을 경험하면서 우주탐사 분야의 다양한 학문과 진로를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해외 공적원조(ODA) 과학교육 사업도 추진한다. 후원기관인 아진산업과 함께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대상으로 기초과학 중심 ODA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현지 교원 연수와 교육 네트워크 구축을 병행해 지속 가능한 과학교육 모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설전시관도 미래 에너지 교육 중심으로 새롭게 개편한다. 상설 2관에는 친환경 에너지 수급 체계를 대표하는 SSNC개념을 반영한 전시를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조성한다. SSNC는 소형모듈원전(SMR)과 스마트 넷 제로 시티(Smart Net zero City)의 약자다. SMR과 탄소중립 기술을 쉽게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미래형 에너지 전시공간으로, SMR 모형도 전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