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사장 홍문표)가 지역 농산물 기반의 먹거리 선순환 체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올해 추진된 ‘지역 먹거리 계획 효과 실증 프로그램 지원사업’은 지역 먹거리 계획 또는 로컬푸드와 연계된 민간 주도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취약계층 돌봄과 도시·농촌 교류, 식생활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며 지역 먹거리 정책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151개 지자체 지역 먹거리 계획 수립
지역 먹거리 계획은 지역 내 먹거리의 생산·소비·안전·영양·복지·환경 등 다양한 이슈를 통합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별 종합 전략이다. 정부는 지자체의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계획 추진을 위해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제23조의3을 신설해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현재 전국 243개 지자체 가운데 151곳이 지역먹거리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농식품부와 aT는 계획 수립을 넘어 실질적인 효과 검증을 위해 올해 ‘지역먹거리계획 효과 실증 프로그램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지역먹거리계획과 연계된 민간 조직의 활동을 지원해 지역의 자율적인 먹거리 문제 해결 역량을 높이고, 계획 추진의 실행력까지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역 농가의 소득 증대는 물론, 지역경제·환경·일자리 등 사회적 가치 창출 사례를 발굴하는 것도 주요 목표다.
◇전국 10개 민간 조직, 지역 먹거리로 지역 활성화
올해 지원사업에는 총 10개 민간 조직이 선정돼 지역 특성과 현안에 맞춰 세 가지 분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우선 민간 조직들은 취약계층을 위한 먹거리 돌봄 활동에 적극 나섰다. 충북 괴산먹거리연대사회적협동조합은 영양 도시락을 제조·배송했고, 경북 상주먹거리연대사회적협동조합은 밀키트를 제공하는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맞춤형 먹거리 공급이 이뤄졌다.
특히 경기도 시흥시 흥부네책놀이터마을학교는 지역 농산물로 취약계층 아동에게 급식을 제공해, 지역에서 생산된 건강한 먹거리를 소외 계층과 연결한 사례로 평가받았다.
도시·농촌 직거래 장터 운영을 통해 농산물 유통 구조 개선에도 나섰다. 전북 완주공공급식지원센터, 전남 해남먹거리통합지원센터, 전북 군산먹거리통합지원센터 등은 도심 내 직거래 장터를 개설하거나 관외 지역에서 장터를 운영했다. 이를 통해 지역 농산물의 판로를 확대하고, 도시민에게는 신선한 먹거리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했다.
특히 군산먹거리통합지원센터는 전통 농기구 전시와 농경문화 체험 행사를 함께 진행해 농촌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
이 밖에도 식생활 체험과 교육을 통해 로컬푸드 소비 인식 제고와 건강 증진에 힘썼다. 식생활교육울산네트워크, 식생활교육인천네트워크, 원광보건대학교(전북 익산) 등은 어린이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요리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괴산먹거리연대는 서울 어린이집과 연계한 산지 체험 행사를 추진해 도농 교류 활성화의 모범 사례로 꼽혔다.
◇초고령화 청양, ‘먹거리 돌봄’으로 위기 돌파
지원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인구소멸 위기에 놓인 충남 청양군지역활성화재단의 활동이 꼽힌다. 청양군은 인구가 3만 명에도 미치지 않는 데다, 고령화율(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38.3%에 달해 고령자 먹거리와 돌봄 문제가 시급한 지역이다.
청양군지역활성화재단은 이러한 지역 특성을 반영해 ‘먹거리 돌봄’ 사업을 중점 추진했다. 인력과 환경 문제로 운영이 어려웠던 소규모 경로당과 아동·청소년 시설에 정기 급식을 공급해 지역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했다.
해남먹거리통합지원센터가 제철 농산물로 취약계층에 반찬 꾸러미를 제공한 것처럼, 청양군재단도 급식 식재료의 약 86%를 관내 농산물로 활용했다. 여기에 먹거리 공급 모니터링과 식습관 개선 교육을 병행해 사업의 지속가능성도 높였다.
이 같은 접근은 단순한 복지를 넘어 지역 농가 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다. 실제로 사업을 통해 지역 내 30개 농가가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며 소득 증가 효과를 거뒀다.
청양군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농어촌 소멸 대응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 지역으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경로당 무상급식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재정적 기반도 마련했다.
◇우수 사례 공유·민간 활성화로 푸드플랜 확산
농식품부와 aT는 지역의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민간 조직 간 상호 교류를 위해 지난달 19일 사업자들 대상으로 성과 공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10개 사업자는 1년간 추진했던 활동과 성과를 상세히 발표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했고, 우수 사례도 다수 발굴했다”며 “앞으로도 지역 내 민간 조직들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지방정부와 협력해 지역먹거리계획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실행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공동기획: 조선일보·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