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로 에어컨과 선풍기는 생활 필수품이 됐다. 하지만 우리 몸은 이런 인위적인 찬 바람에 오래 노출되면, 몸속 깊이 냉기가 스며든다. 이에 두통이나 식욕저하 증상과 함께 무기력감에 빠질 수 있다. 우리 몸은 체온 조절을 위해 끊임없이 에너지를 소모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땀샘과 혈관 기능이 떨어져 열을 배출하지 못하고 심장은 더 빠르게 지친다. 그래서 여름만 되면 유독 ‘기운이 없다’ ‘밥맛이 없다’ ‘자꾸 어지럽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것이다.

수족냉증은 노화나 스트레스, 일교차 등으로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 생기는 질병이다. 발이 차고 저리며 다리는 부종으로 인해 무겁게 느껴진다. 이럴 땐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참옻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뇌 건강과 노화 방지에 좋은 천마, 여름철 냉증·어지럼증 잡아

여름철 반복되는 무기력감은 단순히 더위 때문이 아니라, 몸속이 차가워지는 ‘내부 냉해’ 현상에서 비롯된다. 우리 몸의 내부가 차가워지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어지럼증 △집중력 저하 △두통 등이 나타나기 쉽다. 이럴 때 챙겨야 할 대표적인 약재가 바로 ‘천마’다.

‘하늘에서 떨어져 마비를 풀었다’는 뜻에서 이름 붙여진 천마는, 동의보감에 ‘풍으로 생긴 저린 증상과 어지럼증, 중풍으로 말이 어눌한 것을 치료하며 허리와 무릎을 부드럽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천마에는 가스트로딘(Gastrodin)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해당 성분은 뇌혈관에 쌓인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뇌신경을 보호해 기억력 저하와 치매 위험을 낮춘다. 천마 추출물이 공간 학습 능력과 기억력 회복을 촉진하고, 뇌신경 손상을 개선하는 항산화 효과도 함께 보고됐다는 최근 연구도 있다. 또한 천마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에르고티오닌(Ergothioneine)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세포 손상과 노화 진행을 늦추는 데 효과적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천마 속 에르고티오닌 함량은 영지버섯보다 수십 배 이상 높아, 중장년층의 신경세포 보호와 노화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속이 냉하면 소화력부터 무너져… 내부 냉기 다스리는 참옻

몸속 냉기는 뇌뿐 아니라 소화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속이 차가워지면 위장의 운동 속도가 느려지고 소화 효소 분비가 줄어, 평소보다 적게 먹어도 더부룩하거나 체하는 일이 잦아진다. 여기에 장 기능이 떨어지면 영양 흡수력까지 저하돼 전신 피로가 더 심해진다.

이럴 때 천마와 함께 섭취하면 좋은 약재가 바로 ‘참옻’이다. 참옻은 몸속 냉기를 풀어주는 전통적인 약재로,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 ‘간의 어혈을 제거하고, 신장의 수분 대사를 돕는다. 위장이 약하고 손발이 찬 이에게 특히 좋다’고 기록돼 있다. 예전에는 독성 때문에 섭취에 제약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독성을 제거하고 유효 성분만 살린 ‘천연발효 공법’이 개발돼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다.

◇발효 참옻, 위·간 건강 살리고 암세포 증식 억제

천연발효 공법으로 발효된 참옻은 위산 분비가 줄어든 중장년층의 위장 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며, 위암 세포의 증식 억제에도 의미 있는 효과를 나타나게 한다. 특히 참옻 껍질에 포함된 29종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간의 해독 작용을 도와 간 건강과 면역력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이 성분들은 일반 약용 식물 대비 3배 이상의 항산화 활성을 나타낸다.

실제로 경희대 연구팀이 참옻 추출물을 간암 세포에 24시간 처리한 결과, 농도 400μg/㎖에서 암세포 생존율이 29%까지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같은 조건에서 전립선암 세포는 39%, 유방암 세포는 11%까지 생존율이 감소하는 등 강력한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이 참옻 추출물은 정상 세포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아, 암세포만 골라서 공격하는 기능도 있다.

김순렬 한의학 박사는 “천마는 간 기능을 회복시키고 혈액 순환을 개선해 △중풍 △고혈압 △치매 예방에 효과적인 약재”라며 “참옻은 위와 간을 보호하고 나쁜 피와 독소를 제거해 내부 냉증으로부터 회복을 돕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