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 나가는 게 무섭습니다. 언제든 갑작스러운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장루·요루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외출 자체가 큰 부담이다. 이들은 대장암, 방광암, 염증성장질환, 외상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배변이나 배뇨가 어려워 장의 일부를 복벽에 고정하고 주머니를 통해 배설하는 삶을 살아간다.
주머니를 제때 비우지 못하면 누출이 발생할 수 있다. 인공항문에 묻은 배설물로 인해 피부가 짓무르기도 한다. 전국 2만여명 장루 환자들은 대부분 외출시간에 구애를 받고, 혹여 냄새로 인해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사회활동이 많은 젊은 층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고충이 크다.
이들에게는 언제든 장(요)루 주머니를 비우거나 교체할 수 있는 위생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중화장실은 구조상 이들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주머니 위치에 맞는 세면대나 세척 공간이 없어 허리를 구부리거나 불편한 자세로 처리를 해야 하고, 사람들의 시선이나 대기 줄도 큰 부담이다.
기존 장애인 화장실에도 보행상 장애인을 위한 설비는 있으나, 장(요)루 보유자의 복부 높이를 고려한 변기나 세척 설비는 거의 없다. 2023년 대한대장항문학회 조사에 따르면, 공공장소에 설치된 장루용 화장실은 전국에 10곳도 되지 않는다. 반면, 일본은 공공건물에 관련 화장실 설치를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 부족은 장(요)루 보유자의 사회 복귀를 어렵게 하고, 재활 과정에도 큰 장애물이 된다.
장(요)루 보유자의 삶은 단지 의료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사회적 고립과도 맞닿아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일반인보다 우울증 이환율이 높고, 고립감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병원상처장루실금간호사회(KAWOCN)는 7월 한 달간 ‘다목적 화장실을 찾아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다목적 화장실 위치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 관련 인프라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알리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취지다.
병원상처장루실금간호사회 김정하 회장은 “환자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사람들의 시선과 공공시설의 부재”라며 “장루 수술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아 외출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는데, 다목적 화장실이 확대되면 일상생활 복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