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용산역 일대가 15년 만에 국제업무 중심지로 다시 태어날 전망이다. 용산구는 최근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해 구역 및 개발계획 변경안과 실시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섰다. 구는 올 하반기 중 기반시설 착공을 목표로 행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2013년 민간 주도의 개발이 무산된 뒤 공공 주도로 전환돼 재추진돼 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서울시가 도시개발계획을 고시하며 법적 효력을 확보했고, 이후 용산구는 구역 지정과 개발계획 변경을 신속히 진행했다. 서울시, 코레일, SH공사 등과 협력해 통상 6개월 이상 걸리는 구역 지정 검토 절차를 44일 만에 끝내며 사업 속도를 높인 바 있다.
이번에 제출된 실시계획안에는 총 공사비와 기반시설·건축물에 대한 구체적 시행 지침이 담겼다. 이는 기반시설 설계 등 실질적인 개발을 준비하는 핵심 단계다. 또한 이번 개발계획 변경안은 기존 도시개발계획의 틀은 유지하되 지상 녹지 공간을 늘리고 보행 동선을 개선해 도시환경의 질을 높이는 내용을 담았다. 여기에 도심형 교육시설을 도입해 외국인 거주 여건을 개선하고, 영어 친화 도시 조성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용산구 관계자는 “국제업무지구 내 콘서트홀, 아트뮤지엄, 도서관 같은 문화복합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라며 “주민들이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통 여건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용산역까지 환승 없이 운행하는 공항철도 노선이 검토 중이다. 철도와 도로로 단절됐던 한강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들섬과 국제업무지구를 잇는 한강보행교도 신설될 계획이다. 보행교가 완공되면 남산~용산공원~국제업무지구~한강(노들섬)으로 이어지는 녹지 보행축이 형성돼 시민들의 보행 편의가 크게 높아지게 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은 장기간 방치됐던 용산역 정비창 부지를 일·주거·여가 기능이 결합된 ‘입체복합 수직도시’로 재탄생시키는 대규모 사업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용산은 서울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지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 초반 완공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