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가 달라지고 있다. 30여 년간 묶여있던 북한산 고도제한이 완화된 데 이어, 51년 된 낡은 구청사는 2028년이면 새청사로 환골탈태한다. 멀게만 느껴졌던 오랜 숙원들이 하나 둘 해결되자,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강북구도 변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변화의 선봉에는 이순희(64) 강북구청장이 있다. 지난 3년 동안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현장을 누볐다. 하루 평균 5건, 바쁠 때는 10건이 넘는 외부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올해를 끝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질 구청장실에서 이 구청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024년 백년시장 일대에서 열린 '백맥축제'에서 이순희(오른쪽) 강북구청장이 시장 상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강북구

Q. 주거 환경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크다.

“강북구에는 현재 120개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편한 아파트에 살고 싶어 하는 주민들의 열망이 그만큼 크다. 다행히 개발 사업은 순항하고 있다. 서울시 1호 모아주택인 ‘번동 429-114번지’ 일대는 2028년이면 1240여 세대가 입주한다. 이곳을 신호탄으로 강북구 곳곳에 주민들이 염원하는 신규 주거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북한산 고도제한이 완화되면서 정비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구릉지가 많은 강북구의 특성을 반영해 아파트를 최고 25층까지도 지을 수 있게 됐다. 강북구가 서울시에 적극 요청한 결과다. 사업성이 좋아지면서 정비 사업은 더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Q. 개발이 어려운 지역은 어떻게 하나.

“빌라관리사무소 설치를 확대하고 있다. 빌라관리사무소는 개발이 어려운 노후 빌라를 묶어 청소, 시설관리, 안전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강북구의 전매특허 사업이다. 2023년 번1동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이후, 올해 운영을 시작한 송천동, 수유1∙3동에 이어 이달 삼양동까지 총 7곳의 빌라관리사무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주민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여기저기 설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다만 예산이 한정적이어서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서울행복플러스 취재팀과 인터뷰 중인 이순희 강북구청장. /강북구

Q. 지역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비단 강북구에만 해당되는 상황은 아닐 것이다. 코로나∙탄핵 등 여러 부침을 겪으면서 지역 상인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동북권에서 큰 시장 중 하나인 수유 시장이 한산할 정도니 관내 영세 시장과 상권은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 지역 상권의 어려움을 돕기 위한 방편 중 하나가 ‘지역 축제의 활성화’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취지로 기획한 ‘백맥축제’에는 지난해 5만8000여명이 찾아 3억원에 가까운 판매 실적을 올렸다. 외부 푸드트럭은 일절 부르지 않고 오로지 지역 상인들만 참여하게 해 지역 경제에 도움을 줬다.

최근에는 ‘강북형 웰니스 관광’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산국립공원, 북서울꿈의숲 , 우이천 등 도심 속 자연 인프라를 활용해 시에서는 유일하게 ‘산림치유형’ 웰니스 관광을 선보일 생각이다. 웰니스 관광으로 자연과 함께하고 싶은 시니어 층의 유입을 유도하는 한편 웰니스 프로그램의 기획∙운영과 콘텐츠 개발 등을 젊은 층에 맡겨 일자리도 창출하려 한다.”

Q. 신청사 건립은 지역에 어떤 변화를 줄까.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신청사는 강북구의 랜드마크이자, 주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거듭날 예정이다.국제공모를 통해 선정된 설계안에 따라 신청사는 지반에서 약 3m 띄워 짓고, 1층은 기둥만 세워 개방된 구조로 만든다. 이로 인해 생기는 약 2,000평 규모의 넓은 공간은 잔디광장으로 조성해 주민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신청사는 ‘U’자 모양으로 디자인했고, 17층 꼭대기 양쪽 끝을 구름다리로 연결해 전망대로 활용한다. 주민들은 건물 사이로 펼쳐지는 삼각산(백운대·인수봉·만경대 등 북한산의 세 봉우리)을 바라보며, 도심 속에서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강북구청 신청사 조감도. 북한산 봉우리를 볼 수 있게 가운데가 뚫려있다. 꼭대기 층에는 주변 경관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와 건물 양쪽 끝을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있다. 오는 2028년 준공 예정이다. /강북구

한 건물에는 행정 부서가, 다른 건물에는 체육시설, 예식장, 북라운지 등 다양한 주민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기존의 딱딱한 ‘행정 공간’ 이미지를 벗어나, 모든 구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물론 행정 기능도 대폭 강화된다. 현재는 협소한 부지로 인해 행정 부서가 구 전역에 흩어져 있지만, 신청사가 완공되면 모든 행정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Q. 남은 임기 동안 역량을 집중할 사업은?

“주거지 정비 기본계획을 꼽고 싶다. 쉽게 말해 앞으로 강북구라는 도시를 어떻게 만들어 갈지 큰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다. 전국 기초자치단체에서는 강북구가 처음 시도하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주민들의 ‘요구와 관심’이다. ‘우리 동네에 어떤 시설이 들어오면 좋을까?’, ‘어떻게 하면 난개발이 아닌 체계적이고 조화로운 정비사업을 할 수 있을까’를 구와 함께 고민하는 작업이다.

다행히 주민들의 관심이 아주 크다. 지금까지 5번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는데 지역 주민 수백명이 참여해 주셨다. 일련의 의견 수렴을 거치면서 강북구 주민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예전에는 ‘되겠어?’였다면 지금은 ‘된다!‘는 생각들을 하시는 것 같다. 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해 지역에 맞는 방식으로 주거 환경 개선을 추진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