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싱크홀(땅 꺼짐) 사고로 서울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는 가운데, 서울 자치구에서 싱크홀 사고 예방을 위한 선제 조치에 나서고 있다.

◇싱크홀 최다 원인 ‘노후 하수관로’… 자치구 “교체 속도전”

서울 시내에서 노후 하수관로 정비가 한창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 매립된 30년 이상 된 노후 하수관로는 6029km에 달한다. /뉴시스

2022년 3월부터 최근 3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싱크홀 63건의 원인으로는 하수관 손상 26건, 상수관 손상이 6건으로, 상·하수관 손상이 전체의 51%에 달했다. 되메우기 작업 불량(10건), 지방 굴착 공사 부실(8건) 등 싱크홀 발생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상하수관 노후에 따른 손상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자치구들은 싱크홀 예방을 위해 노후 하수관로 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동구(구청장 정원오)는 올해 5건의 하수관로 개량공사를 통해 2.2km 구간을 정비할 계획이다. 현장 실사와 무인카메라 조사 등으로 균열, 변형 등의 구조적 결함을 확인하고, 노후 정도에 따라 정비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구는 정비 사업에 막대한 예산이 드는 만큼 국비, 시비, 재난관리기금 등 필요 재원 마련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그래픽=양인성

용산구(구청장 박희영)는 최근 5년간 897억원의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75km의 노후 하수시설을 정비했다. 올해는 157억원의 예산을 들여 11.2km 구간을 추가로 정비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3월부터는 지역 내 30년 이상 된 하수관로 110km와 이와 연결된 하수맨홀 9799곳의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땅 꺼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전 대응과 철저한 관리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표투과레이더로 공동(空洞) “꼼짝 마!”

자치구에서는 싱크홀 예방을 위한 방안으로 ‘공동(空洞,빈 공간)’ 탐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주로 활용되는 것이 ‘GPR(지표투과레이더)’ 탐사다. GPR탐사는 지하로 고주파 전자기파를 쏘아 반사되어 돌아온 결과를 바탕으로 지하 구조나 상태를 영상화하는 탐지 방식이다. 레이더를 부착한 차량이 도로를 다니며 탐지하며, 인도나 좁은 골목의 경우 사람이 걸아 다니며 탐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전자기파 장치가 달린 차량이 땅속으로 전자기파를 쏘고, 반사돼 돌아오는 정보를 통해 땅속에 빈 공간이 있는지 확인한다. 그래픽=유재일

금천구(구청장 유성훈)는 2021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484km의 구간을 GPR로 탐사해 127개 공동을 발견하고 복구를 완료했다. 올해는 독산동 일대를 중심으로 차도 80km, 보도 20km 구간을 집중 탐사할 계획이다. 재개발 지역이 많은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는 2024년부터 재개발∙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 조건으로 착공 전∙후에 정비구역 주변의 GPR탐사를 의무화했다. 공사장 인근의 도로와 인도의 공동으로 인한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고 복구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동대문구는 의무화 이전에 인가된 정비사업 구역에서도 이미 GPR 탐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강동구(구청장 이수희)는 지난 5월 2일부터 공동 특별 점검에 착수했다. 차량형 GPR 로 시도∙구도의 전반을 탐사한 뒤 이상이 있는 경우 내시경 영상 촬영으로 그 규모를 파악하는 식이다. 만약 공동이 발견되면 소규모 공동은 즉시 복구하고, 규모가 큰 경우 굴착 조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한 뒤 복구 작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연이은 지반침하로 주민들의 불안이 크다”며 긴급 점검으로 강동구 전역의 도로를 꼼꼼히 살피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취하겠다”고 말했다.

◇”내가 사는 곳 주변은 안전할까?”... ‘서울안전누리’에서 확인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안전누리’ 홈페이지(서울안전누리-열린마당-안전자료실)에 들어가면 GPR 특별점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시내의 철도 공사장 5곳(49.3km)과 서울 자치구가 우선 점검을 요청한 50곳(45km) 등이 특별점검 대상이다. 점검 결과는 지난 달 4월 21일부터 공개됐으며, 발견된 공동의 위치와 규모, 조치 결과 등이 게재돼 있다.

오는 6월 중에는 ‘GPR 탐사지도’가 서울안전누리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GPR 탐사지도 서비스로 특별점검 결과 뿐만 아니라 시민 신고, 공사장 지하 공동 등의 정보와 처리 결과를 지도상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