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달 9일 미국 워싱턴주 보셀에 있는 양자 컴퓨팅 전문기업 아이온큐(IonQ)를 찾았다. 박 시장은 이날 아이온큐 측과 ‘양자과학기술 산업육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부산시와 아이온큐 측은 이 업무협약에서 아이온큐 양자컴퓨터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공동 협력과제를 기획·수행하고 인재 양성 등을 하기로 약속했다. 아이온큐는 지난 2015년 설립된 이온트랩(Ion Trap) 방식의 양자컴퓨터를 개발, 최근 가장 주목받는 양자기술 기업 중 하나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1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방문해 초전도 양자컴퓨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부산이 ‘꿈의 컴퓨터’라 불리는 양자컴퓨터의 기반이 되는 양자기술 선점을 향해 뛰고 있다. 세계적 양자컴퓨터 회사인 아이온큐와의 업무협약도 ‘양자기술 선점’의 일환이다. 부산이 ‘양자기술 선점’의 신호탄은 지난 2022년 6월 양자컴퓨터 개발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IBM과의 ‘양자컴퓨터 생태계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이었다.

그 1년 전인 지난 2021년 6월 국내 양자통신산업 등 육성과 관련된 ‘정보통신진흥 및 융합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이 국무회의를 거쳐 시행에 들어가고 정부가 그해 12월 양자컴퓨팅을 10대 국가 전략기술의 하나로 선정했다고 하지만 당시로선 ‘양자컴퓨터’는 여전히 생경한 단어였다.

부산시는 당시 “양자컴퓨터는 양자 중첩과 얽힘 등을 활용한 차세대 혁신 기술로 수퍼컴퓨터로 1만년 걸릴 문제를 200초 만에 해결하는 초고속 연산컴퓨터”라며 “IBM과의 광범위한 협력을 통해 아직 초기단계에 있는 한국 양자기술의 저변확대를 부산이 선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그 이듬해인 2023년 2월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땅인 벡스코 부대시설 부지(세가사미 부지)에 IBM 양자컴퓨터를 설치하고 이에 대한 활용 연구와 교육,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기업 집적 및 창업 지원 등을 할 ‘글로벌 퀀텀(양자) 콤플렉스’가 들어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벡스코 부대시설 부지 9900㎡를 미국 부동산개발업체인 하인즈사가 매입, 한국퀀텀컴퓨팅주식회사(KQC)와 함께 74층 짜리 업무·상업·오피스텔 등의 건물을 짓는데 그 중 8~10층에 IBM 양자컴퓨터 등이 설치된 ‘글로벌 퀀텀(양자) 콤플렉스’를 조성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건물은 2027년 완공 예정이다. ‘글로벌 퀀텀(양자) 콤플렉스’엔 실제 산업에 활용될 수 있는 미국 IBM의 고성능 양자컴퓨터 ‘퀀텀 시스템 투’가 2028년 설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2022년 11월 부산시 양자정보기술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의료, 금융, 물류, 인공지능 등 산업전문가와의 소통을 위하여 양자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산학 네트워킹 생태계 구축에 들어갔다.

이후 한국양자정보학회의 학술대회,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부산시 퀀텀 프런티어 포럼’ 등을 매년 부산에서 개최했다. 2023년엔 부산대와 부경대가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와 공동으로 양자대학원을 개설했다.

그러면서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해 부경대 컨소시엄의 ‘혁신 항암제 개발에서의 양자이득’, 부산대 컨소시엄의 ‘물류 최적화의 양자이득’ 등이 ‘양자컴퓨터 산업활용 연구과제 공모’에 선정돼 국비 총 55억 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준승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세미나, 학술대회, 포럼 등 부산에서 개최해 양자정보과학기술 전문가와 기업 등 간의 네트워크를 확산시킨 것이 양자산업 생태계 형성으로 이어지면서 차츰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는 또 정부 지원 없이 양자컴퓨터 기술 상용화에 맞춰 부산만의 산업 특성을 극대화한 양자산업 생태계를 만든다는 전략 아래 지난해 12월 부산대와 동서대 센텀캠퍼스 안에 양자과학기술센터(양자센터)를 설립했다. 시는 이 센터를 연구자 간 자유로운 협업을 통해 산업과 연구간 네트워크를 이끄는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양자컴퓨터는 디지털 전환을 넘어 인류 문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게임 체인저’”라며 “아직 무르익지 않았을 때 미리 시장을 선점해야 미래를 앞서갈 수 있는 법인데 양자컴퓨터는 부산을 그렇게 만들 비밀병기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