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미래사회 교육 컨퍼런스’의 오후 첫 번째 세션은 ‘AI 시대를 리드할 인재-국내 초일류기업이 원하는 AI 시대 인재상’이라는 주제의 기업 좌담회로 진행됐다. 김정호 KAIST(카이스트) 석좌교수가 좌장을 맡고, 이태희 삼성SDS AI 연구팀 상무, 김영옥 HD현대 AI 센터 상무, 이문태 LG AI연구원 상무, 배순민 KT AI 퓨쳐랩 상무가 패널로 참석했다. 김정호 교수는 “하루종일 AI만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이 모이면 어떤 ‘수다’를 떠는지 편하게 들어주시길 바란다”며 좌담회를 시작했다.
◇'AI 연구원’들이 현장에서 보는 AI의 중요성과 현황은?
김정호 교수는 “지금은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다. 인간의 지능에 더 가까운 AGI(범용인공지능) 시대 도래가 예측되고 있다. 과연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큰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AI의 중요성에 대한 각 기업의 입장이 궁금하다”고 첫 질문을 던졌다.
이태희 삼성SDS 상무는 “빠르게 모델의 스케일이 커지며 성능이 다방면으로 높아져 가고 있으나, 현재 보이는 한계점들을 극복하기에는 데이터·컴퓨팅 자원·모델 구조·비용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방식을 뛰어 넘는 또 다른 혁신이 분명히 필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여러 기술 발전들이 이뤄지며 파급효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또 김영옥 HD현대 상무는 “우리는 조선·에너지·건설기계 등 3대 핵심 사업 중심으로 현장 중심의 AI 적용 및 제품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기 위한 AI 적용 사례를 만들고 있다”며 “AI 이전 시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적용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에서도 차별화가 가능한 소프트웨어적 요소가 바로 AI라고 본다. 오히려 제조업이야말로 AI가 가장 중요한 분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문태 LG 상무는 “우리 LG AI연구원은 LG의 모든 계열사 포함 다른 회사들도 쓸 수 있는 범용 모델을 잘 만들어서 유저들과 산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 AGI는 기업 내 반복적이고 노동 집약적인 업무의 자동화를 넘어 △전략적 의사결정 △신제품 개발 △고객 경험 개선 등 더 높은 수준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배순민 KT 상무는 “KT는 AI의 혁신을 함께 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특히 올해 MS(마이크로소프트)와 조(兆) 단위 협약을 맺어, 두 기업 모두 각각 한국 AI에 대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했다”며 그룹 내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AI는 통신사인 KT에는 기업 존속의 마지막 기회이자 새로운 시대의 글로벌 리더로서 발돋움할 수 있는 도약의 기회이며, 이 때문에 KT는 일찌감치 AI 기반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AICT Company’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수학부터 소프트웨어까지… 기업이 말하는 AI 시대 인재의 역량은?
김정호 교수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AI 시대를 이끌어 나갈 인재는 어떤 능력 또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하나”라며 “AI서비스부터 기술까지 다 관통하는 정책적·기술적 결정이 가능해야 한다. 또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수학을 잘하면서, 소프트웨어에도 능해야 하는데 여기 계신 분들 같은 인재를 어떻게 길러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질문을 이어갔다.
이에 배순민 KT 상무는 “AI 세상의 미래를 만드는 상상력과 호기심, 그리고 실(행)력 있는 사람을 인재상으로 꼽는다”며 “AI 관련 석박사급 전문인력이 당연히 필요하지만, 학사 또는 동등한 경력의 개발자들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KT는 AI 전문 채용 1000명을 목표로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며 “여러 대학들과의 계약학과를 통해서 인재 확보에 노력하고 있으며, 이미 오래 전부터 ‘에이블 스쿨’ 운영으로 AI 전문가 육성 중이다”라고도 밝혔다.
이문태 LG 상무는 “LG AI연구원이 만들어지고 2~3년 간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연구인력 확보에 노력을 많이 했지만, 기술이 연구 레벨에만 머물면 실제로 쓰이지 않는다”며 “기술을 실제 활용 가능한 서비스로 만들 수 있는 엔지니어를 비롯해, 사용자의 피드백을 연구할 수 있는 이들을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해 꿈이 프로그래머였는데, 그러다 보니 컴퓨터의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싶어지고 대학교 때는 수학과 대학원 진학도 고려했다”며 “그런 과정에서 저에게 컴퓨터와 수학 가운데의 ‘대안’ 같은 존재가 AI였던 것 같다”고 자신이 걸어온 길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김영옥 HD현대 상무는 “우리 그룹이 영위하고 있는 제조업 관련 풍부한 지식을 가진 인재들이 AI 기술 역량을 더하고 성공 경험까지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수한 AI 인재 확보를 위해 별도의 AI연구직 직군 제도를 운영 중이며, 산학 협력 프로그램 등으로 기업의 AI 전략에 맞는 인재 선발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태희 삼성SDS 상무는 “전 임직원 대상으로 AI활용법과 실습 프로그램 교육을 하고 있다. SDS에는 지금 1만1000명 정도의 임직원이 있는데, 이 중 수천 명 정도는 AI를 다룰 수 있는 전문 경쟁력을 갖추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요즘에 배울 수 있는 채널은 정말 많고, 성장하고자 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주도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인 만큼 계속해서 배우고 발전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간의 능력’은 어느 방향으로… 대학·정부의 AI 시대 교육 방안은?
김정호 교수는 마지막 질문으로 “AI 시대의 인재 양성을 위해 정부와 대학 등 우리 사회의 교육주체들에게 당부할 말이 있다면 부탁드린다”며 “대학에서 직접 가르쳐 보면 AI에 가장 능한 학생은 학부에서 수학 전공자였다. 수학 잘 하고, 게임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냐?”고 네 사람에게 물었다.
이에 이태희 삼성SDS 상무는 “저 역시 수학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수학뿐 아니라 기초 학문들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고 본다”며 “새로운 학문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산업현장부터 유튜브까지 매우 다양하지만, 학문적 기반 없이 교육이 진행될 때도 있어서 대학은 그런 기반이 돼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답했다.
김영옥 HD현대 상무는 “이종 산업 간의 데이터 공유 등과 같은 것은 특정 기업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범기업 차원으로 데이터 공유의 기준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이문태 LG 상무는 “AI가 단순히 정보 제공의 역할을 넘어 고도의 분석과 의사결정까지 수행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인간이 집중해야 할 능력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교육에서는 창의적인 사고와 문제 정의 능력, 비판적 사고와 윤리적 판단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배순민 KT 상무는 “대학은 기업과의 연계성 강화로 학생들의 실무 경험에 힘쓰고, 졸업 후 즉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 역시 부전공이 너무 자연스러울 만큼 훌륭한 환경에서 대학생활을 했는데, 이처럼 전공에 대한 자유도를 높이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마무리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