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푸소 덕분에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죠.” 28살 청년 장기원씨는 지난해 정든 고향인 전남 목포를 떠나 강진에 새로운 직장과 터전을 꾸리기로 했다. 지난 4월쯤 사들여 현재 리모델링 완공을 앞둔 집이 장씨가 앞으로 최소 10년 동안 강진에서 돈을 벌고 잠을 청할 곳이다. 농촌 체험을 하려고 강진을 찾은 이들에게 민박집을 내주고 음식체험과 관광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강진푸소 운영농가로 참여하면서 수입을 얻는다.

지난 7월 농촌 체험형 관광상품인 ‘강진푸소(FU-SO)’에 참여한 광주 숭일고 학생들이 강진 다산박물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진군 제공

그는 대학교에서 건축과를 졸업한 경험을 살려 강진에서 살아갈 민박집의 리모델링 공사 과정을 꼼꼼히 살펴봤다고 한다. 장씨는 “강진푸소가 나름 첫 직장인 셈”이라며 “강진푸소와 함께 결혼도 하고 쭉 정착하고 싶다”고 말했다.

30일 전남 강진군에 따르면 타 지역 이주 인구를 지역으로 유치하기 위한 ‘강진푸소 시즌 2′ 농촌민박 8곳이 현재 운영 중이다. 강진푸소 시즌2는 타 지역 거주민이 강진으로 이사해 농촌민박을 운영하는 대신 민박으로 이용할 주택 신축 혹은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하는 인구유치 사업으로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총 40여 명이 이 사업에 신청했고 모든 참여자의 교육과 시설 개축이 완료되면 향후 17개소까지 농촌민박이 늘어난다.

강진푸소 시즌2의 모태인 ‘푸소’는 2015년 5월 처음 시작됐다. 푸소(FU-SO)는 강진에서 숙박 및 음식체험을 기반한 체험형 농촌민박 관광을 일컫는 말이다. 강진에 거주하는 농가나 주민이 자신의 집을 농촌민박으로 내놓고 관광객은 민박에서 머물며 강진의 역사와 문화, 자연을 즐기고 농촌의 정서를 경험하는 감성 여행프로그램이다.

푸소라는 단어도 감성은 높이고 스트레스는 해소한다는 뜻인 ‘Feeling-Up, Stress-Off’의 줄임말이자 ‘덜어내다’ ‘내려놓다’ 등의 뜻이 담긴 전라도 사투리인 ‘~푸소’와 중의적 표현이 담겼다.

강진군 관계자는 “푸소 사업이 시작되기 전인 2014년 강진은 지역 내 숙박 및 편의시설이 부족해 강진에 머물지 않고 돌아가거나 다른 지역에 숙박하는 형태의 관광객이 다수였다”며 “무리한 숙박시설 건립보다 농어촌 주택과 농촌의 감성을 활용해 관광객을 체류할 방안을 찾은 것이 강진푸소”라고 설명했다.

농촌 체험형 관광상품인 ‘강진푸소(FU-SO)’에 참여한 학생들 /강진군 제공

강진푸소는 2015년 86개 농가 농촌민박에서 1931명의 학생과 일반 관광객이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115개 농가 1만1586명, 지난해는 90개 농가에서 8309명을 강진으로 불러들였다. 학생은 1박에 6만 3000원, 일반인은 2인 7만원의 숙박·체험비를 낸다. 지난해 민박을 제공한 농가 수입도 9억원에 달한다.

강진에 발자취를 남긴 다산 정약용 선생의 청렴정신을 모태로 한 ‘공무원 푸소 체험교육’도 지난해 32개 농가에서 2027명이 참여해 1억946만원의 농가소득을 견인했다. 지난 8월까지 집계된 올해 강진푸소 체험 관광객은 총 6745명으로 7억8000만원의 농가 소득을 기록했다.

기존 강진푸소 사업은 강진지역 농가들의 참여가 주를 이뤘다. 반면 강진푸소 시즌 2는 강진군이 타지에서 강진으로 이주하는 전입자들에게 농촌민박 주택 건립비용을 지원하면서 일자리와 살 곳을 주면서 인구증가를 노리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강진푸소 시즌2 운영농가에 선정되면 주택신축의 경우 최대 5000만원, 리모델링은 최대 4000만원을 지방소멸 대응기금으로 지원한다. 체험운영이나 가전, 가구 등 구매비용도 최대 300만원 준다. 다만 10년 동안 강진에서 거주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 거주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지원한 비용은 환수 조치된다.

강진푸소 시즌 2는 지난해부터 참가자들을 받기 시작했다. 강진군은 지난해 6개소, 올해는 10개소 시즌 2 참여 신청을 받았다. 가족 단위로 정착해 농촌민박 1곳당 2명 이상 이주해 온다고 한다. 광주광역시나 목포, 경기 시흥 등에서 전입해왔다. 체코에서 이주해 온 가구도 있다.

강진푸소 농촌민박을 운영하려면 6개월에서 1년의 민박 운영 교육과 시설 신축 및 개보수 등 준비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기존 강진푸소 농가에서 음식체험 및 관광프로그램 교육훈련을 받으면서 관광객을 받기 적합한 농촌민박을 만드는 시간이다.

경기 시흥에서 강진으로 이주한 추현찬(63)씨는 강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타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고향에 돌아와 강진푸소 시즌 2에 참여하기로 했다. 추씨는 “사람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일자리도 함께할 수 있는 경험이라 생각해 강진푸소에 참여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쭉 강진에서 잘 살고 싶다”고 말했다.

강진군은 강진푸소 시즌 2에 참여하는 체험형 농촌민박을 50여 개소까지 늘릴 계획이다. 강진푸소를 경험한 관광객의 호응도가 높아 체험이 가능한 농촌민박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이번 주만 5건의 강진푸소 시즌 2 참여 신청이 들어왔다”며 “강진푸소가 내년 10주년을 맞는 만큼 기존 운영농가들의 고령화도 대비해 추가 체험농가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