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면서 여행의 설렘도 커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진정한 여행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음식은 지역의 문화와 역사, 사람들의 이야기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원주에선 가을의 정수를 만끽하며 다양한 미식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거리에 흐르는 바람 속에서 따스한 만두의 향이 코끝을 자극하고, 숨겨진 노포를 찾아다니는 즐거움도 크다. 올 가을 원주로 떠나 이 특별한 미식 여행을 경험해보자. 당신의 입맛과 마음이 풍성해질 것이다.
◇전국 최초 ‘원주만두축제’
원주 김치만두는 6·25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푹 익힌 김치가 아니라 갓 담근 생김치를 사용하고 고기를 넣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만두를 한입 베어 물면 아삭하고 매콤한 김치의 풍미가 입안에 퍼진다. 칼국수에 만두를 넣어 먹는 칼만두(칼국수+만두)는 원주에서 최초로 탄생한 메뉴다. 쫄깃한 칼국수와 칼칼한 만두의 조화가 일품이다. 특히 원주지역 전통시장에선 만두 빚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원주는 만두의 고장으로 손꼽힌다.
원주시는 지난해 오랜 역사를 지닌 만두를 대표음식으로 지정하고 만두축제를 선보였다. 축제를 통해 원도심 공동화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미도 담겼다. 축제엔 2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등 대성공이었다. 약 1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불러왔다.
올해도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원주시 중앙동 전통시장과 문화의 거리, 지하상가 일원에서 ‘2024 원주만두축제’가 열린다. 첫해 축제 때보다 축제 기간을 하루 늘리고, 축제 공간을 3배 이상 확대했다. 올해 축제의 메인 주제는 ‘원주만두로(路) 맛지순례’다. 축제를 통해 전국에 만두성지 원주를 브랜드화하겠다는 의미와 원주로 맛지순례를 떠나 만두축제에 오면 누구나 ‘만두왕’이 될 수 있다는 스토리를 담았다. 올해는 60여 개의 먹거리 부스를 만두 부스로만 운영한다. 이곳에선 원주 김치만두뿐아니라 전국 각지의 유명 만두와 중국과 태국 등 외국 만두를 맛볼 수 있다.
축제 기간 원주만두 에코뮤지엄과 만두왕빅쇼, 김치만두 만들기 체험, 만두경연대회, 만두 쿠킹쇼, 만두 먹방쇼 등 다양한 공연·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시는 축제를 통해 지역경제 파급력을 키울 복안도 마련했다. 먼저 만두창업을 지원한다. 작년 만두축제 후 시내에서 만두 관련 창업에 나선 이들을 돕는다. 창업지원 대상자에게 축제 기간 중 만두 판매 기회는 물론, 사업계획을 발표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원주시는 또 지속 가능한 축제의 성장축 구축을 위해 예비 또는 초기 창업자를 대상으로 만두 창업 쇼케이스, 소상공인 지원사업 연계 등 다양한 혜택을 지원키로 했다.
◇한우도 먹고, 분식도 먹고
원주 중앙시장 1층엔 20여 곳의 소고기 전문점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석쇠 골목’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 골목이 생긴지는 40년이 훌쩍 넘는다. 고깃집마다 노포의 느낌이 가득 담겨 있다. 숯불 화로에 석쇠를 올려 구워낸 고기의 풍미는 그 자체로 미식의 극치를 이룬다. 고기는 보리를 첨가한 사료를 먹여 지방 조직이 단단한 치악산 한우로 아롱사태와 제비추리 등 특수 부위를 싼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자유시장 지하의 분식골목도 놓칠 수 없는 맛집 명소다. 이곳은 떡볶이부터 순대, 돈까스, 김치볶음밥, 제육덮밥 등 파는 메뉴도 다양하다.
순대국밥 전문점에선 갓 삶은 순대를 썰어 주는 주인의 인심이 느껴진다. 그 자리에서 따뜻한 국물과 함께 먹는 순대는 일품이다. 5000~7000원의 착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분식들은 옛 향수와 미각을 자극한다. 이곳은 골목을 따라 음식점들이 미로처럼 늘어서 있다. 이 때문에 먹고 싶은 메뉴를 찾아 시장 곳곳을 탐험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국화꽃과 함께하는 힐링의 시간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불렸다면 강원감영을 찾아 형형색색의 국화꽃을 벗삼아 사색을 즐기면 된다.
강원감영은 조선시대 강원도를 담당했던 관찰사(觀察使)가 머물던 관아(官衙)다. 조선 태조 4년인 1395년에 지어져 1895년 감영이 폐지될 때까지 500년 동안 이곳에서 강원도의 정청(政廳) 업무를 수행했다. 이곳에선 오는 27일까지 강원감영 국화전시회가 열린다. 형형색색의 국화 500만 송이가 관광객을 맞는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미각의 향연이 펼쳐지는 원주를 찾아 가을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강수 원주시장 인터뷰
“사계절 즐길 수 있는 ‘펀시티’로 만들어 1000만 관광객 시대 열겠다”
원강수 강원 원주시장은 지난 18일 본지 인터뷰에서 “원주를 사계절 즐길 수 있는 ‘펀시티(Fun City)’로 만들어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과 다양한 유인 정책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채로운 축제, 관광지가 눈에 띈다.
“원주시는 관광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각종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트렌드를 반영한 축제 체질 개선으로 사계절 방문하고 싶은 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원주만두축제는 칼만두의 고향으로 브랜드화돼 지난해 큰 호응을 얻었다. 또 강원감영은 국화전시회와 시민 참여 버스킹 공연으로 시민 친화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주요 관광지의 주차 공간도 확충하며 이용객 편의를 증진하고 있다. 앞으로 축제 콘텐츠의 내실을 다지고, 도시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써 신규 관광객과 재방문을 유도할 계획이다.”
-반곡·금대 관광활성화 사업 등 체류형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는데.
“원주시는 문화예술과 축제 자원을 연결해 관광 콘텐츠를 확충하고 체류형 관광벨트를 구축하고 있다. ‘반곡·금대 관광활성화 사업’은 지난 6월 반곡역 공원 조성 사업을 착공하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폐선로를 활용해 관광열차를 운행하고, 금대 똬리굴은 최첨단 IT와 AI 기술을 접목한 국내 최장 디지털 테마 관광시설로 꾸밀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케이블카가 운영되면 소금산그랜드밸리의 접근성도 강화된다.”
-관광에 힘을 싣는 이유는?
“관광은 굴뚝 없는 공장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고용 효과를 가져오는 산업이다. 관광 산업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확신한다. 성공적인 관광 산업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원주시의 자연 환경과 역사적 자산, 교통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관광을 지역 성장 동력으로 삼고자 한다.”
-1000만 관광객 유치 목표에 대해.
“내년 상반기 소금산그랜드밸리 내 케이블카가 운행을 시작하면, 출렁다리와 울렁다리를 지나 에스컬레이터로 하산하는 새로운 관광 코스가 완성된다. 이를 통해 더 많은 관광객이 소금산그랜드밸리를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 금대 똬리굴과 반계리 은행나무 등 원주의 독특한 관광 자원을 개발해 대표 관광명소를 발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