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상당수는 대한항공을 떠올리면 승객이나 화물을 실어 나르는 기업을 떠올린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항공기와 부품 개발 및 개조, 위성 및 발사체 개발 등을 수행하는 국내 유일의 항공우주산업 종합 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양산을 시작한 중고도 무인기의 모습. 고성능 감지기가 탑재돼 항공기가 비행하는 고도 이상의 높이에서 감시 활동을 펼친다. 대한항공은 이를 비롯해 다양한 무인기를 개발하며 미래 항공 산업 분야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1975년 출범한 항공우주사업본부를 중심으로 기술력을 오랜 기간 쌓아온 역사가 있다. 특히 최근 무인기 사업에 한층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미래 항공산업의 핵심으로 무인기가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 속에 전략적으로 이 분야 투자를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지원 연구개발 과제를 활용해 우선 근접감시 무인기(KUS-7) 및 전술급 무인기(KUS-9) 개발에 성공했고, 이를 기반으로 지난 2010년 우리 육군과 해병대에서 운용할 사단급 정찰용 무인항공기 체계 개발 사업을 따냈다. 사단급 정찰용 무인기는 지난 2020년 전력화를 끝냈다. 국산화율이 95%에 달하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군 당국에서 무인항공기 감항(堪航) 인증도 받았다. 감항은 항공기가 비행하기에 안전한지를 확인하는 절차다.

지난해부터는 중고도 무인기 양산도 시작했다. 중고도 무인기는 고성능 감지기가 탑재돼 항공기가 비행하는 고도 이상의 높이에서 핵심 대상을 실시간으로 감시·정찰하는 전략급 무기 체계다. 현재 전 세계에서 4국만 보유한 핵심 자산으로 첨단 기술이 총망라돼 있다. 대한항공은 중고도 무인기가 실전에 투입되면 공군의 항공 감시 정찰 능력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한항공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한 저피탐 무인기 개발 사업에서도 비행체 개발 업체로 참여하고 있다. ‘저피탐’이란 기체에서 레이더를 반사하는 면적을 줄여, 일반 레이더로는 탐지하기 어렵게 하는 스텔스 기술이다. 대한항공은 이 분야에서 꼬리 날개가 없는 형상의 ‘무미익’ 무인항공기를 개발 중이다.

한발 더 나아가 사람이 탑승한 기체와 무인기가 함께 편대를 이루는 구조인 유무인 복합 체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공중 전장에서 유인기 1대와 무인기 3~4대가 편대를 이루는 형태로, 무인 편대기가 유인기의 호위는 물론, 먼 거리에 있는 적의 감시와 정찰, 정밀 타격 및 전자전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뿐만 아니라 무인 편대기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에도 임무 상황을 인식하고 상호 교환하는 등 자율적으로 유인기를 보조하거나 호위하는 개념까지 담겨 있다. 공중에서 빠른 정보 교환과 정교한 통제 등이 요구돼 미래 전장에서 첨단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

그 밖에도 대한항공은 이착륙 때 프로펠러가 수직 방향으로 유지되다가 비행할 때는 수평 방향으로 자동 전환되는 ‘틸트로터’ 기술이 적용된 틸트로터 무인기(KUS-VT) 개발 경험도 있다. 군에서 운용 중인 500MD를 무인화 개발한 다목적 무인헬기(KUS-VH) 개발에도 참여했다. 소형 드론 개발에도 나서서 5kW급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한 하이브리드 드론(KUS-HD)을 자체 개발하여, 비행시간이 20~30분에 불과해 장시간 임무 수행이 어려운 기존 상용 드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최근 발전을 거듭하는 ‘K방산’의 주역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우주종합기업으로서 국내 무인기 개발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