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는 국내 최초의 전자공업 특화단지인 구미국가산업단지(구미공단)가 위치한 도시로서 ‘국가 첨단 산업의 요람’으로 불렸다. 이후 삼성·LG를 비롯한 대기업이 인건비 등 문제로 떠나가면서 지역 경기가 침체됐다. 그랬던 구미시가 반도체와 방산 등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냈다. 50여년간 누적된 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업 투자와 특화단지 유치, 기회 발전 특구 선정 등을 이끌어내면서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구미시는 첨단 산업에 추진력을 더하고자 인재 양성을 위한 글로컬 대학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당선된 김장호 구미시장이 임기 2년만에 이뤄낸 변화다.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김 시장은 “과거부터 구미의 발전은 곧 대한민국의 발전과 직결됐다”며 “글로컬 대학 선정 및 첨단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해 산업보국(産業報國)하겠다”고 말했다.
-산업의 요람인 구미가 쇠퇴했다고들 하는데, 발전 방안이 있나.
“취임 이후에 ‘반도체·방산 유치 못하면 낙동강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과거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우향우 정신’이 그랬다. 구미시가 재도약하려면 돌파구가 필요했는데 그게 반도체 소재·부품 산업과 방위산업이었다. 구미는 대한민국 반도체 및 방위 산업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1969년 구미산단이 세워질 당시 처음 들어선 회사가 바로 반도체 전문기업인 KEC다. 1976년엔 LIG넥스원의 모태 기업이자 방위산업체의 효시인 금성정밀공업이 구미산단에 들어섰다. 55년간 반도체 기업은 344곳, 방산업체는 189곳으로 증가했다. 구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기본 산업에 답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지난해 4월 방산 혁신 클러스터 지정에 이어 같은 해 7월엔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를 유치했고, 올해 6월엔 기회발전특구에도 지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정부에서도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해 구미의 저력을 필요로 한 것이다.”
-구미가 가진 산업 생태계의 장점과 기대효과는.
“50여년간 누적된 첨단 산업 분야의 경험과 기업 인프라다. 구미산단 노동자들은 ‘어떤 제품이라도 생산해낸다’는 정신으로 일한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경우 비수도권에선 유일하게 소재·부품부터 제품을 필요로 하는 기업까지 모든 공급망과 첨단 기술을 가진 유일한 지역이 바로 구미다. SK실트론, LG이노텍 등 세계에서 경쟁력을 자랑하는 반도체 기업들도 구미에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필수적인 공업 용수 확보가 쉽고, 향후 조성될 대구경북 신공항 예정지에서 직선으로 10km 거리인만큼 항공 수출 입지로도 좋다. 반도체 특화단지가 조성되면 1조 4000억원을 투입해 첨단 반도체 소재·부품 전주기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등, 산업이 대폭 발전할 것이다. 또한 구미는 지대공미사일인 천궁-II를 생산하는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을 중심으로 189개 방산업체가 위치해있다. 이번에 유치한 방산 혁신 클러스터 사업은 2027년까지 499억원을 투입해 국방 앵커기관을 유치하고 지역의 방산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100개 기업이 방산 분야로 창업하거나 업종을 전환하게 되고, 5780억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21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 등이 예상된다.”
-기업 투자와 인재 양성도 중요할 것 같다.
“올해 기회발전특구를 유치한 이유다. 기회발전특구는 현 정부 지방주도 균형발전의 대표 전략으로, 지방에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위해 세제 혜택과 재정 지원, 규제 특례 등을 지원한다. 구미에 투자한 반도체, 방산 등 기업이 많은 수혜를 받을 것이다. 정부의 세부 지원 방안이 구체화되면 투자 기업을 위해 구미시가 전력을 다해 지원할 것이다. 7월말 기준 구미시는 483개사로부터 5조 7929억원 가량의 투자를 유치했고, 4600여명의 고용창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구미에 온 기업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아쉽다고 하는 부분이 바로 인력 공급 부문이다. 양질의 인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취지인데, 첨단 산업을 위해 인재 양성과 기존 인력 재교육 등은 필수적이다. 구미시는 지난 2월 교육발전특구 선도 지역에 지정된만큼 돌봄부터 공교육 혁신, 지역 취업 및 정주까지 이어지도록 환경을 개선할 방침이다. 또한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경북 캠퍼스를 구미에 유치했는데, 산단 근로자들을 위한 공학전문대학원 과정 진학을 도울 방침이다.”
-구미의 금오공대가 경산의 영남대와 글로컬대학을 추진하는 이유는.
“교육부가 주관하는 ‘글로컬대학30′은 2026년까지 세계적 수준의 지방대 30곳 육성을 목표로 5년간 대학에 국비 10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우리는 단순히 구미만의 발전을 위해 국책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다. 영남권 전체의 산업 생태계가 발전하려면 반도체·방산에 강점을 지닌 구미의 금오공대와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지닌 영남대의 글로컬대학 지정이 필수적이다. 두 대학의 강점을 합쳐 반도체·AI 산업 분야에서 지역 인재를 길러내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다. 구미와 경산 모두 특색 있는 첨단 산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만큼, 두 대학 연합모델이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되면 국가를 살리는 우수 인재가 영남에서 탄생하게 되고, 이는 곧 국가 발전으로 이어진다.”
-글로컬대학 지정시 추진할 사업이나 청사진이 있다면.
“기업과 대학간의 연계 협력 프로그램인 K-STAR300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다. 대학이 기업의 종합연구소 역할을 하며, 대학의 자원을 기업이 활용함으로써 기업의 수요에 대응하는 맞춤형 교육과정이다. 제조 기술은 우수하지만 연구개발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경북산업과학기술원, 구미 글로벌 반도체 및 경산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운영 등으로 신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서겠다. 또한 반도체·방산 산업 인력을 키우는 ‘에디슨 칼리지’도 추진할 방침이다. 기업의 수요에 맞춤형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오공대-영남대 간에 일원화된 교육체계로 전공을 신설하고, 교육과정을 편성해 수요가 집중된 전공 중심으로 인재를 키울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