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순창군이 지난해 9월 아동행복수당 1인당 월 10만원 지급을 축하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순창군 제공

심각한 저출생 여파로 최근 3년간 통폐합된 전국 초·중·고교가 72곳으로 나타났다. 올해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도 150여곳에 달한다. 이는 전체 초등학교(6175곳)의 약 2.5%에 해당한다. 지역별로는 전북(34곳)이 가장 많았고, 경북(27곳), 강원(25곳) 등의 순이었다. 반면 서울, 광주, 대전, 울산, 세종은 한 곳도 없었다. 인구 소멸지역이 많은 지자체에서 학생이 사라지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북특별자치도 순창군의 사정은 다르다. 인구 2만 6805명에 불과한 순창은 올해 서울, 경기, 광주 등에서 농촌유학생 41명을 유치했다. 이들과 함께 온 학부모 40여명도 순창에 둥지를 텄다.

순창은 전국 226개 기초 자치단체 가운데 인구가 하위권이다.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순창군이 선택한 건 농촌유학생 유치다. 순창군은 유학생 유치에 그치지 않고 가족 거주시설 조성, 교육경비 지원 등 농촌유학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최영일 순창군수는 28일 “인구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농촌유학생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며 “관련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거주시설을 만드는 등 다양한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했다.

◇전국서 유학생 41명 왔다…전북 지역 1위

순창군은 올해 전국에서 유학생 41명을 유치했다.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유학생이 증가했고, 전북 지역에서는 가장 많은 수치다. 지역별로 서울 9명, 경기 9명, 광주 7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군은 올해부터 농촌유학 활성화를 위해 농촌유학 모집 시기를 연 2회로 확대한다. 농촌유학 운영학교도 지난해 5개 학교에서 올해 8개 학교로 늘렸다.

차별화된 특성화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교육경비를 학생 1인당 100만원까지 지원한다. 유학 온 초등학생이 순창에서 중·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면 대학생 생활지원금으로 연간 400만원, 4년간 최대 1600만원을 지급받을 수도 있다.

농촌유학생 가족 가운데 중·고등학생이 있다면 ‘옥천인재숙’이 제공된다. 공립형 기숙학원인 옥천인재숙에선 연간 1000만원 상당의 국어·영어·수학 강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아동행복수당’도 받을 수 있다. 2자녀 이상, 다문화 가정, 중위소득 80% 이하 가구 중 한 가지 조건이라도 충족하면 대상 아동에게 1인당 매월 10만원을 지급한다.

순창군 적성초등학교에서 농촌유학프로그램 ‘참살이 유학캠프’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농촌유학생 가족체류형 거주시설 조성

농촌으로 유학을 온 학생과 학부모는 ‘거주시설이 노후화돼 지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학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순창군은 이들의 거주문제를 해결하면서 전북에서 가장 많은 농촌유학생을 유치했다.

순창군은 지난해 전북도 농촌유학 가족체류형 거주시설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돼 사업비 30억원을 확보했다. 군은 이 예산으로 올해까지 인계면에 14세대 규모의 거주시설을 조성한다.

팔덕면에도 지방소멸대응기금 25억원을 투입해 다세대 주택 형태로 8세대 규모의 가족체류형 주거시설을 올해 말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순창군 관계자는 “팔덕면에 조성되는 거주시설은 인접 부지에 초등학교가 있어 농촌 유학생 가족에게는 최적의 주거 환경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군은 적성면에도 30억원을 들여 9세대 규모의 거주시설을 2025년도 상반기까지 조성해 농촌 유학생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순창군은 공공시설을 활용한 거주시설도 만들고 있다. 쌍치면의 경우 관광시설을, 팔덕면과 구림면의 경우는 도농교류센터와 귀농귀촌 게스트하우스 등을 리모델링해 농촌유학생들이 현재 거주하고 있다. 순창군은 빈집 등을 새로 단장하는 집주인에게 최대 2500만원을 지원하는 농촌유학 희망하우스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희망하우스 4곳에서 농촌유학생과 가족이 생활하고 있다.

최영일 순창군수 인터뷰

“올해도 아동행복수당 농민기본소득 확대 등 군민이 피부로 체감하는 정책 추진”

최영일 순창군수

최영일 순창군수의 취임 1호 결재는 ‘순창형 보편적 복지정책 기본계획’이었다. 이 계획 중 하나인 대학생 생활지원금 지원사업이 지난해부터 시행됐다. 매달 10만원씩 ‘아동행복수당’도 주고 있다. 지난해 보편적 복지정책에 집중한 결과 인구가 증가했고, 전북 지역에서 가장 많은 고향사랑기부금을 모금했다. 최영일 군수는 28일 “올해도 아동행복수당, 대학생 생활지원금 지급, 농민기본소득 확대, 노인 일자리 확대 등 군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전국 최초로 아동행복수당을 도입했는데.

“지난해 전국 최초로 2∼17세를 대상으로 ‘아동행복수당’ 정책을 도입했다. 올해에도 2∼6세까지 전체 아동에게 매월 10만원을 지급한다. 7∼17세의 경우 2자녀 이상, 다문화 가정, 중위소득 80% 이하 중 하나라도 충족하면 아동 수당을 준다. 지난해 순창군 2∼17세 전체 아동 2571명 중 2362명(91.87%)이 대상이 되면서 군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하다.

“노인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선 일자리가 필요하다. 민선 8기 취임 초기 1281개였던 노인 일자리를 지난해 1971개까지 늘렸다. 올해엔 노인 일자리를 2833개까지 확보했다. 오는 2026년까지 일자리 3000개를 확보할 예정이다. 노인을 위한 이·미용 비용 지원을 위해 지난해 10월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관내 이·미용업소 사업주들과 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제 순창에 사는 노인들은 분기당 3만원, 연간 12만원의 이·미용비를 지원받는다.”

-신성장 동력으로 관광 산업을 꼽았는데.

“순창 주요 관광지가 외곽에 있다. 그동안 관광객이 순창 외곽만 돌다가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에 지역 경제 활성화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시내권까지 관광객이 올 수 있도록 도심에 수변 공원을 조성하겠다. 이곳을 명소로 만들어 외곽에 있는 강천산, 채계산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코스도 만들 예정이다. 주요 관광지 입장료를 현실화하고 입장료 일부를 지역상품권으로 돌려줘 관광객이 실제 순창에서 돈을 쓰고 가는 구조를 만들겠다.”

-순창형 전원마을은 어떻게 조성되나.

“순창형 전원마을 조성사업은 대표 공약사업이다. 오는 2030년까지 500호 규모의 전원마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엔 전북개발공사와 관련 업무협약까지 맺었다. ‘순창군 전원마을 조성 지원 조례’와 ‘순창군 소규모마을 만들기 지원 조례’까지 만들었고 조만간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