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우민재단이 지난해 6월 22일 제7회 우민체육상 장학금 수여식에서 체육특기생 39명에게 5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우민재단 제공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출생 감소로 지역소멸에 대한 위기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지방의 경우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저출산 문제와 함께 인구 역외 유출로 가중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인재 양성, 정주 여건 개선, 장학사업 등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예산이 제한돼 있고,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다보니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지역사회의 동참이 절실한 이유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충북의 우민재단(이사장 장덕수)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고위층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며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우민재단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지역사회에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장덕수 이사장이 ㈜충북소주를 매각한 후 지속 가능한 사회적 기여를 하고자 개인 재산 170억원을 출연해 2014년 1월 설립했다. 재단 이름도 ‘사람을 생각하며 또한 사람과 함께 한다’는 의미에서 ‘우민(又民)’이라고 정했다고 한다.

우민재단은 미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충북의 거점국립대학인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과 체육특기생에게 매년 장학금을 기부하는 장학사업을 벌이고 있다. 재단 측은 성적보다는 인성과 가정환경 등을 고려해 장학생을 선정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특히 장학생 선정과정에 재단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며 각 교육기관에 모든 것을 일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500여 명의 학생에게 8억원에 달하는 장학금을 지급한 우민재단은 최근에는 지역의 명문사학 청주대학교 예술대학교에도 장학금을 주기 시작했다.

우민 장학생 출신들은 현재 국가대표와 실업팀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또 충북 지역은 물론 사회 각계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우민재단 관계자는 “우민 장학사업이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 위기를 해소하는데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민재단은 또 사회적 안전망에서 소외된 이웃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사회 구성원으로 온전히 성장하도록 돕는 복지사업도 펼치고 있다. 교통장애인 지원, 범죄피해자 지원, 참전유공자 조손가정 지원, 사랑의 연탄 지원 등 지난해까지 모두 2000여 명에게 10억원에 가까운 나눔을 실천했다. 또 노령화 사회에서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사회복지사, 공무 중 다친 경찰관과 소방관 등에게 위로금을 전달하거나 해외연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사업에도 열심이다. 재단은 우수한 전시와 신진 작가를 지원하기 위해 우민아트센터를 설립했다. 수억원의 운영비를 투입해 높은 수준의 전시회를 무료로 여는 등 주민들의 문화 향유기회도 늘려주고 있다. 올해 23회를 맞는 우민미술상은 매년 40세 이상의 중견 작가들을 대상으로 상금과 개인 전시비용 등 3000여 만원을 지원한다. 작가들의 창작 의지를 고취시키고 지속적인 작품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우민재단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장학사업도 벌이고 있다. 연변대학교에 국어 및 교육학 관련 서적을 기부하고, 매년 학술기금도 전달한다. 네팔 장학사업의 하나로 염소를 지원해 장학기금 재원을 마련하도록 돕고 있다. 필리핀 세부에 위치한 코르도바 코리아 프랜드쉽 스쿨(Cordova Korea Friendship School)을 인수해 현지인들에게 안정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한국어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우민재단은 이같은 다양한 사업을 통해 설립 이후 작년까지 3000여 명에게 약 58억원을 들이는 사회 환원 사업을 펼쳤다.

장덕수 이사장은 “사회 구성원들의 안정과 행복이 사회 발전의 기틀이 된다는 신념을 갖고 수혜자를 늘려갈 계획”이라며 “인구 감소, 기후변화 등 민감한 사회문제 해결에도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