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차가운 날씨에 손발이 저리고 뼈마디가 쑤시기 쉬운 계절이다. 기온이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신체 기관에 도달하는 혈액 양도 준다. 혈액 순환 장애로 온몸 곳곳에서 이상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혈관 탄력이 떨어진 65세 이상 고령자는 심뇌혈관 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평소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가을 석 달은 하늘의 기운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계절로 잘못 조리하면 폐가 나빠지고 소화 기능이 떨어져 겨울을 온전히 나기 힘들 뿐 아니라 인체의 귀중한 정기도 손상해 큰 병이 든다’라고 적혀있다. 가을과 겨울의 관문인 11월, 영양이 풍부한 보양식으로 체력을 높여야 하는 이유다.
◇저지방·고칼슘 흑염소, 혈관 깨끗이 하고 면역 높여
차가운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흑염소는 대표적인 겨울 보양식이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흑염소는 ‘몸을 보호하고 피로와 추위를 물리쳐 위장은 보호하며 마음은 평안하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흑염소는 3저(低) 4고(高) 식품으로 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방·칼로리·콜레스테롤이 낮고, 단백·칼슘·철분·비타민 함량은 높다. 특히 지방 함량은 소고기의 1/6, 돼지고기의 1/4에 불과하다. 지방은 크게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으로 분류되는데 포화지방산은 심장질환을 유발하지만, 불포화지방산은 혈관을 깨끗하게 해 심장을 보호한다.
흑염소에는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리놀레산·아라키돈산이 풍부하다. 올레산과 리놀레산은 중성지방과 혈액 내 콜레스테롤을 낮춰 동맥경화·고혈압·고지혈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소고기에 비해 4배 이상 함유된 아라키돈산은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해 당뇨 발생 위험도 낮춘다.
추운 겨울은 외부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면역력이 가장 약해지는 시기다. 체온이 1도만 떨어져도, 면역은 30%가 감소하기 때문에 가벼운 질병도 악화하기 쉽다. 흑염소에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인 토코페롤이 풍부해 염증 수치를 낮추고 항산화 방어력도 높인다.
◇45세 이후 뼈 파괴 심해져…흑염소, 골 형성에 좋아
칼슘과 철분이 풍부한 흑염소는 뼈가 약한 노년층이 꼭 섭취해야 할 식품 중 하나다. 뼈에는 뼈를 깎아내는 파골세포와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가 있다. 문제는 나이 들수록 조골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며, 30~45세 이후에는 골 파괴가 골 형성보다 빠르게 진행된다. 중년 이후 골다공증 위험이 커지는 이유다. 논문에 의하면 흑염소 중탕 추출액이 조골세포 증식은 늘리고 파골세포 증식은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흑염소는 한약재와 궁합이 좋아 함께 섭취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소 무릎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우슬(牛膝)은 무릎·허리·등의 통증을 낫게 해준다. 우슬에는 사포닌이 풍부해 관절 염증 완화에도 좋다. 더불어 어혈을 제거하고 원기 회복에 좋은 오골계의 닭발에는 콜라겐이 풍부해 관절 건강과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HACCP 인증받은 토종 흑염소 섭취해야
흑염소는 체력 강화와 원기 회복을 위한 식품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겨울을 앞두고 흑염소 제품을 선택한다면 HACCP 인증 제품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미국·일본·유럽 등에서 권장하는 HACCP은 식품 생산에서부터 소비자가 섭취하기까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해 요소를 방지하고 오염을 막아주는 위생관리 시스템이다.
흑염소는 경사진 곳과 바위산, 깨끗한 곳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다. 자연 방목해 약초와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란 흑염소는 활동량이 많고 스트레스도 적다. 우리에 가둬 키운 흑염소보다 품질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
김순렬 한의학박사는 “흑염소는 성질이 따뜻한 보양식품으로 허약 체질을 개선하며 기운도 차오르게 한다”라며 “특히 토종 흑염소는 수입산에 비해 지방질 함량이 적고 단백질과 칼슘 및 철분은 풍부해 우리 몸에 더 이롭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