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는 지난 2020년 이차전지용 동박 제조사 KCFT를 인수해 동박 사업 자회사인 SK넥실리스를 출범시켰다. 동박은 구리를 고도 공정 기술로 넓고 얇게 편 것으로, 이차전지 내에서 음극의 집전체 역할을 하는 핵심 소재다. 이차전지를 반복 충전·방전하면 양극과 음극이 수축과 팽창을 거듭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모양이 바뀌거나 끊어지면서 성능이 저하된다. 이를 막기 위해선 우수하고 안정적인 동박이 필요하다.
이차전지용 동박은 먼저 구리를 녹여 도금액을 만들고, 전류가 흐르는 티타늄 드럼에 도금액을 접촉시켜 구리 입자를 드럼에 달라붙게 하는 식으로 생산된다. 구리 입자가 계속해서 회전하는 드럼에 얇게 달라붙으면서 롤(roll) 형태로 동박 완제품이 생산되는데, 이를 펼치면 전체 길이가 수십㎞에 이른다.
동박이 얇을수록 고용량화와 경량화에 유리하기 때문에 이차전지용 동박 두께는 사람 머리카락보다 가는 마이크로미터(㎛) 수준이 요구된다. 이를 수십㎞ 길이로 생산하려면 2~3일간 동박이 찢어지는 일 없이 계속 제조 공정이 진행돼야 한다. SK넥실리스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4㎛(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 두께 동박을 폭 1.4m에 세계 최장인 30㎞ 길이로 양산하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SK넥실리스는 동박 생산 과정에서 불순물을 철저히 제거하기 위해 생산 공정 내 2곳에 필터를 설치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매끄러움·인장 강도·연신율 등 원하는 물성을 구현하기 위해 첨가제 연구·개발(R&D)도 멈추지 않고 있다. SKC 관계자는 “첨가제 R&D를 전담하는 연구 조직이 신규 첨가제를 계속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SKC는 SK넥실리스 출범 이후 동박 사업을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전북 정읍에 5·6공장을 완공하며 국내 생산능력을 5만2000t까지 늘렸고, 해외에도 생산 거점을 늘려 나가고 있다. 말레이시아 사바주 코타키나발루에 연산 5만7000t 규모 동박 공장을 건설해 올해 안에 가동한다는 게 목표다. 폴란드 스탈로바볼라에도 내년 가동을 목표로 연산 5만t 이상 규모 공장을 건설 중이다. 또 완성차 업체들이 몰려 있는 북미 지역에서도 공장 부지를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다.
SKC는 세계 유수 이차전지 기업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유럽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와 2024년부터 5년간 노스볼트 동박 수요의 80%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일본 도요타그룹 산하 종합상사인 도요타통상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북미 시장에 장기적으로 동박을 공급하기 위해 합작회사 설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외에 복수 대형 제조사와 중장기 계약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차세대 소재에 대한 경쟁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SKC는 최근 자회사 ‘얼티머스’를 설립하고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본격화했다. 지난 5월에는 포스코홀딩스와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리튬메탈 음극재 등 차세대 소재 및 공정 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