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민선 8기가 출범한 지 1년이 됐다. 지역 주민들로서는 큰 변화를 느끼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지만 그간 놀랄만한 성과를 보이거나 눈에 띄는 변화를 이뤄낸 자치구도 있었다. 서울행복플러스에서는 서울 자치구들이 보여준 1년간의 성과와 남은 임기 동안 풀어내야 하는 과제를 정리하고 구청장들의 향후 포부도 들어봤다. 자치구의 내부 사정 등으로 답변이 어려운 곳은 기사에서 제외했다.
[은평구] 끈질긴 주민 설득··· 내년 광역자원순환센터 가동
◇ 쓰레기 걱정 NO! ···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내년 상반기 준공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가 내년이면 드디어 가동을 시작한다. 자원순환센터 건립은 사업 추진 초기부터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휩싸였다. 한때 전국 민원 발생량 상위권을 은평구가 싹쓸이할 정도였다. 좌초될 뻔한 사업을 되살린 건 김미경(57) 은평구청장. 2018년 민선 7기 은평구청장으로 당선되면서 반지하 시설로 추진되던 자원순환센터를 전격 지하화하기로 결정하며 사업을 밀어붙였다.
재선한 뒤에도 가가호호 아파트 단지를 돌며 주민을 설득한 것도 그다. 끈질긴 주민 설득과 ‘해야 할 일은 타협 없이 밀고 나간다’는 신념 덕에 내년이면 광역자원순환센터가 가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인접한 자치구들이 기피시설 설치·이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과는 비교되는 결과다.
◇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사업 추진될까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은평구는 물론 서울시도 사업 추진에 적극적이지만 낮은 경제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재선에 성공한 이 구청장은 공약 당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조기 착공 추진’을 내걸었다.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도 “대통령과 서울시장의 공통된 공약이었던 만큼 잘 되지 않겠냐”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분수령은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다. 교통망 확충을 숙원으로 꼽는 은평구민들의 희비가 예타 결과에 달려있다.
<김미경 구청장 한마디>
은평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따뜻한 마음씨의 주민이 있는 곳입니다. 교통, 경제, 문화 정책을 바탕으로 신(新)경제·교통 중심지 은평, 내일의 중심도시 은평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중구] 발로 뛴 ‘남산 고도제한 완화’ 곧 결실
◇ 30년간 개발 가로막은 ‘남산 고도제한’… 완화 임박
서울 중구는 서울시가 1995년 경관 보호를 목적으로 지정한 ‘남산 최고고도지구’로 인해 수십년간 지역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고도지구 내 건물 높이를 최고 12~20m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고도제한이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개발조차 가로막으며 주거지역의 노후화는 심화됐다. 구에 따르면 고도지구 내 3층 이하 저층 건물의 비율은 70%이며, 준공된 지 30년을 넘은 건물도 60%에 달한다.
‘중구 토박이’인 김길성 중구청장은 취임 초기부터 남산 고도제한 완화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지난해 말에는 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근거 마련을 위해 ‘남산 고도제한 완화방안 검토 및 기본구상 용역’에 착수했다. 이어 올해 3월에는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고도제한 지구 주민의 의견을 수렴했다. 김 구청장은 이런 준비를 토대로 지난 5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남산 고도제한 완화를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오 시장은 긍정적으로 답했다.
김 구청장의 노력은 곧 결실을 맺었다. 최근 서울시가 고도지구 규제 완화 방안을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에는 발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남산 고도지구 내에서 1종 일반주거지는 최대 20m, 2종은 32m, 준주거지는 40m까지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청장 취임 1년만의 쾌거다. 구는 남산 경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지역을 재정비할 준비 중이다.
◇ ‘초등돌봄’ 서울교육청 예산 확보… 추가 비용은 숙제
중구가 2019년 3월부터 직영하는 ‘중구형 초등돌봄’은 저녁 8시까지 1교실에 교사 2명이 아이들을 돌보는 서비스로 학부모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한 해만 초등돌봄 예산이 71억원 중 51억원이 구비로 들어가며 중구는 민간 위탁을 추진했고, 학부모들은 반발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구의 지원 요청을 받아들여 추경예산에 8억원을 편성했지만 추가 비용 확보는 숙제로 남아있다.
<김길성 구청장 한마디>
‘중구에 산다는 게 곧 자부심’이 되게 하겠습니다. 중구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도시입니다. 도시의 모습을 바꾸고, 좋은 정책들로 채워 더 살고 싶고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들겠습니다.
[종로구] ‘종로모던’ 구현하기 위한 준비기간··· 시정 곳곳에서 속속 진행중
◇ 문화관광벨트 조성으로 ‘문화 1번지’ 정조준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올해를 ‘종로모던’의 원년이라고 표현했다. ‘종로모던’은 정 구청장이 만든 개념인만큼 다소 생소하나, 종로를 새로운 현대화를 이끌 중심 도시로 성장시키겠다는 그의 당찬 포부를 담은 표현이다. 지난 1년은 이 개념을 구정 곳곳에 녹이고 구현하기 위한 준비 기간인 셈이었다.
정 구청장은 ‘종로모던’을 구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문화관광벨트 조성 사업을 추진해 왔다. 문화관광벨트 조성 사업은 북창동, 평창동 문화마을, 삼청동 갤러리타운, 인사동 화랑거리, 대학로 공연예술거리 등 곳곳에 산재해 있는 문화·관광 자원을 하나의 벨트로 이어 종로구 자체를 하나의 전시장이자 박물관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종로구는 올해 오디오 가이드 프로그램 ‘사운드 워크’ 개발, 구립미술관 건립, 월간 종로 축제 운영 등에 36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향후에는 종로의 모든 박물관과 미술관을 한번에 이용할 수 잇는 ‘종로 뮤지엄 패스’ 등 민관이 연계된 상품도 내놓은 계획이다. 작년 전격 개방된 청와대를 북촌·서촌 등 인접한 관광 자원과 묶어 활용하기 위한 정비 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 인구 유입 절실한데··· 개발과 보존 사이에 놓인 종로
땅만 파면 나오는 유물과 구 곳곳에 설정된 고도·자연 경관지구는 종로구 입장에선 양날의 검이다.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종로구로서는 문화재와 자연 경관이 소중한 자원이면서도 고밀·고층 개발을 막는 규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종로구는 매년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 주거지역 정비를 통한 인구 유입이 절실하다. 창신동과 세운지구 일대의 개발이 추진되면서 용적률 상향 등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자연 경관지구 해제 등 근본적인 규제는 그대로다.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어떤 해법을 찾을지 정 구청장의 어깨가 무겁다.
<정문헌 구청장 한마디>
우리식 고도 현대화 ‘종로 모던’을 구현하고 서울의 심장 다시 뛰는 종로를 위한 맞춤형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 세계의 본(本)이 되는 종로를 완성해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