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는 지금까지 서울의 관문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는 ‘강남 3구’를 뛰어넘는 도시로 키우겠습니다”
이수희(53) 구청장은 “취임 후 약 1년간 현장을 누볐지만 강동구 하면 떠오르는 뚜렷한 이미지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발레 공연 관람차 들른 강동아트센터에서 젊은 여성 관객들이 한 말이 뇌리에 남았다고 했다. ‘강동구는 너무 멀다’ ‘지하철이 이상하다’ 단 두 문장이었다. 이 구청장은 “이것이 현재 강동구의 위치이자 인지도”라면서도 “이런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묘수도 함께 떠올랐다”고 했다.
그가 내놓은 해답은 바로 ‘교통’. 강동구는 2년 연속 서울시 합계출산률 1위에 지속적인 유입으로 2025년 인구 55만명을 바라보는 지역이다. 하지만 여전히 교통 인프라는 부족하다. 특히 상일동~마천 방면을 연결하는 지하철 5호선 직결화는 구의 최우선 과제다. 5호선은 강동역에서 하남검단산 방면과 마천 방면으로 나뉘어 긴 배차간격과 높은 혼잡도로 주민 불편을 초래해왔다. 이 구청장은 “강동아트센터에서 들은 이야기가 바로 이런 것”이라며 “5호선 직결화는 강동구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는 필수 과제”라고 했다.
이 구청장은 취임 직후부터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분주히 발로 뛰었다고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네 차례 만나고, 지난해 10월에는 강동구에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5호선 직결화 등 교통 현안을 적극 설명했다. 그 결과 5호선 직결화는 서울시 예산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사전타당성 재검토 용역을 진행하게 됐다. 올해 3월 본격 공사에 들어간 지하철 9호선 4단계 사업도 2028년 개통되면 강남권까지 환승 없이 30분대로 이동이 가능해진다. 이 구청장은 “GTX-D 노선을 강동구로 경유시키고자 하는 계획도 TF(태스크포스)를 꾸려 지속적으로 설득 중에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심부에서 다소 접근성이 떨어지는 강동구를 ‘강남 4구’에 걸맞은 교통의 요지로 거듭나게 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이 구청장은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강남하면 ‘코엑스’를 떠올리듯 강동구도 상징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한강변 스카이워크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한강변을 발 밑에서 내려다보며 감상할 수 있도록 수면 위 스카이워크를 조성하는 것. 강동구 내 암사둔치와 고덕수변 등 생태공원 옆 한강변은 멸종 위기종인 맹꽁이와 수달, 삵이 발견될 정도로 잘 보존돼 있어 더 의미가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사업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으로 올해 하반기면 대략적인 윤곽이 나온다. 암사동 유적과 한강공원을 녹지공간으로 연결하는 암사초록길도 연말 완공된다. 이런 강동구의 행보는 오세훈 시장이 추진하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서울 동부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할 산업단지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덕동 345번지 일대에 23만여 ㎡ 규모로 들어서는 고덕비즈밸리는 지난해 7월부터 기업 입주를 시작했다. 올해 12개 기업이 추가 입주 예정이며, 서울 최초로 이케아가 입점하는 등 상업시설 확보에도 힘을 기울였다. 이 구청장은 “고덕비즈밸리 조성이 완료되면 입주기업에 1만 5000명이 종사하게 되고 3만 8000여명의 고용 효과가 창출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입주를 희망하는 모든 기업의 평가항목에 지역사회 기여계획 분야를 반영하고, 강동구민 우선 채용 정책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구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하겠다는 뜻이다. 엔지니어링 산업체가 들어설 강동일반산업단지도 올해부터 용지분양을 시작해 2026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행운은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영혼에게만 옵니다” 1년간 꾸준한 채비를 거쳐 성과를 내고 있는 이수희 구청장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이 구청장은 “강동구를 단지 ‘먼 지역’이 아닌 강남 3구를 넘어서는 도시로 키우겠다”며 “강동구 자체가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급박한 현안 해결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시 개발을 이루겠다는 뜻이다. 그는 “지난 1년은 미래 강동구의 밑그림을 그리는 초기 단계였다”며 “앞으로 이를 구현해나가기 위한 발걸음을 내디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