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는 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도시로 손꼽힌다. 견훤왕의 역사가 남아있는 후백제의 도읍지이자, 조선왕조의 본향으로 수많은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후백제 왕성이 자리했던 것으로 알려진 ‘동고산성’, 조선을 건국한 태조 어진을 봉안한 ‘경기전’, 전주가 조선왕조의 본향임을 알리는 ‘조경묘’와 ‘조경단’ 등 왕의 흔적이 담긴 역사문화 자원은 지역의 자랑거리다. 전북과 전남·제주를 관할한 전라감영과 풍패지관(객사), 풍남문 등은 전주 한옥마을과 함께 연간 관광객 1000만명이 찾는 곳이다. 여기에 판소리와 완판본, 한지, 한식 등 유·무형의 문화자산이 오늘날까지 살아 숨 쉬고 있다.
전주시는 이런 자산들을 키워 아시아 최고의 역사관광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왕의궁원(宮苑·궁중의 정원)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도심 곳곳에 있는 후백제와 조선왕조의 역사문화를 현대적 의미로 재창조해 관광 자원으로 만드는 게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민선 8기 우범기 전주시장의 대표 공약인 이 사업은 향후 20년 동안 1조 5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26일 “다양한 유적과 문화자원을 한 데 엮어 전주의 미래 100년을 먹여 살릴 프로젝트가 바로 왕의궁원이다”고 말했다.
◇왕의궁원으로 세계 역사관광도시 만든다
왕의궁원 프로젝트는 후백제부터 조선왕조에 이르는 문화유산을 활용해 전주의 미래 관광자원을 육성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올해부터 오는 2042년까지 20년간 약 1조 5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주 옛 도심과 아중호수·승암산(치명자산), 건지산, 덕진공원 일원에 대규모 관광·문화시설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구축해 전주를 세계적인 역사관광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시는 도심 곳곳에 산재해 있는 다양한 유적과 문화재를 하나로 묶어 관광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왕의궁원 프로젝트 3대 추진 전략으로 △역사 및 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한 ‘왕의 궁’ △힐링 및 휴식 콘텐츠를 개발하는 ‘왕의 정원’ △생태 및 치유콘텐츠 개발을 위한 ‘왕의 숲’을 제시했다.
먼저 전주 옛 도심을 무대로 펼쳐지는 ‘왕의 궁’은 전주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역사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해 총 5150억원을 투입해 1개 핵심사업과 4개 연계사업, 15개 세부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시는 후백제 궁성과 도성을 발굴하는 후백제 고도 복원을 진행하고, 전라감영과 풍패지관을 복원해 문화광장을 조성한다. 역사문화교육 체험공간과 문화유산 디지털 복원 전문센터로 구성된 ‘용비어천가 테마관’ 조성도 계획 중이다.
‘왕의 정원’은 아중호수와 승암산 일대를 한데 엮어 관광객이 휴양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는 사업이다. 시는 전주 지방정원과 연계한 전주관광 케이블카 설치와 힐링 콘텐츠 개발을 위해 1개 핵심사업과 5개 연계사업, 12개 세부사업에 약 5853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건지산과 덕진공원 일원에 조성되는 ‘왕의 숲’엔 과학관·해양문화시설·온실식물원 등을 연계한 궁원생태 테마파크가 만들어진다. 조경묘와 조경단 등과 연계해 조선왕조 문화단지 조성 사업도 진행된다. 생태치유 콘텐츠 개발을 위한 1개 핵심사업과 3개 연계사업, 11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된 왕의 숲 조성에는 약 4267억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전주 고도 지정으로 사업 속도 낸다
왕의궁원 프로젝트에는 20년간 약 1조 5000억원의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된다. 시는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국비와 지방비를 확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먼저 시는 전주 고도(古都) 지정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고도로 지정될 경우에는 고도 복원 등을 위한 국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고도로 지정된 경주와 부여, 공주, 익산 등 4곳은 적게는 3500억원에서 최대 8000억원에 이르는 사업비를 확보해 복원 정비 사업과 역사경관 형성 사업, 문화관광 기반 구축, 유적지 명소화, 주민지원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고도 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으로 기존 4개 고도 외에도 추가로 고도를 지정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만큼 시는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반드시 고도 지정을 이뤄낸다는 각오다. 고도 지정이 이뤄지면 복원 정비사업이나 문화관광 기반 구축, 역사경관 형성사업, 주민지원사업 등 일부 사업은 고도 지정과 연계해 추진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역사문화권 정비에 관한 특별법’이 개정된 것도 전주에 호재다. 개정안에 따르면 후백제가 ‘고대사 문화권’에 포함됐다. 시는 후백제 역사문화도시 전주를 만들기 위해 마스터플랜을 구성하고, 왕의궁원 프로젝트와 연계한 역사문화의 복원·활용 사업을 기획해 국비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이외에도 시는 대규모 사업비가 소요되는 관광 인프라 구축을 위해 철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명확한 기대효과 등을 분석한 후 국비 확보를 위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고, 국비 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일 경우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서는 의무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한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주는 역사가 깊고 문화가 융성했던 자랑스러운 도시로, 우리가 가진 힘과 자원을 바탕으로 변화를 가져간다면 더 발전해가는 전주를 만들 수 있다”면서 “문화관광으로 전주의 100년을 그리는 왕의궁원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이 모이고, 활기차고 신명난, 다시 잘 사는 전주를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