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75주년을 맞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아동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공

중학교 1학년인 수진이(가명)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엄마를 잃고, 세 살 어린 동생과 근근이 생활했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수진이 아버지가 코로나 펜데믹 이후 일거리가 줄면서 두 자녀를 온전히 돌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막막했던 수진이 가족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회장 황영기)의 ‘리커버리 프로젝트’ 도움을 받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리커버리 프로젝트’는 지난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코로나 여파로 일상이 무너진 아이들을 위해 시작한 1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회복지원사업이다. 수진이네와 같은 가정에 긴급생계비와 보육비를 지원하고, 주거비와 의료비를 보조했다. 여기에 협력기관을 통한 프로그램 지원까지 더해 총 2835명의 아동 및 가정에 도움의 손길을 전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대한민국에서 국내 아동을 가장 많이 돕는 기관이다. 아동의 기본 권리를 대변하고 아동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역할을 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다양한 아동 이슈 중 ▲자립 ▲교육 ▲주거 ▲건강을 4대 중점 영역으로 정하고, 지난 한 해 동안에만 10만7000여 아동에게 약 648억원 규모를 지원했다. 이를 통해 보호대상아동 2만5847명은 안정적으로 자립기반을 다졌으며, 4만193명의 아동은 교육비를 지원받아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6486명은 열악했던 집 대신 쾌적하고 안전한 집에서 생활하게 됐다. 3만4920명은 의료비 및 심리치료, 놀 권리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하고 자유롭게 뛰놀 수 있었다.

올해로 14년째를 맞은 ‘아이리더’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아이리더’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인재양성사업 중 하나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체육, 예술, 학업 등 각 분야에서 재능을 보이는 아동들을 선발해 성장을 돕고 있다. 펜싱 에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상영 선수와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이시형 선수 등이 ‘아이리더’가 지원한 대표적인 스타들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초록우산 드림합창단’.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아동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집에서 살 수 있도록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장애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권리 실현을 지원하는 한사랑공동체(한사랑장애영아원, 한사랑마을, 한사랑학교)를 운영하며 아동별로 생활연령에 맞는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중증장애아동 1427명의 재활, 돌봄, 치료, 교육, 여가생활 등을 도왔다.

아동의 관점에서 복지 사각지대를 살피고,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후원하는 고등학교 3학년 민수(가명)는 병든 어머니를 대신해 벌써 10년째 여덟살 어린 동생 민철이를 돌보고 있다. 민수와 같은 아동ㆍ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경제적 지원을 받는 만 7세~만 24세 아동ㆍ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46%가 민수처럼 가족을 돌본 경험이 있고, 그 중 초등학생이 23%에 달했다. 돌봄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는 50%였고, 5년 이상인 경우도 28%로 나타났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가족을 돌봐야 하는 아동ㆍ청소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의원들과 법안을 발의하고 기자회견 및 포럼, 토론회 등 법안 통과를 위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재단은 매번 필요성 제기에만 머물렀던 ‘출생통보제’의 정식 도입에도 목소리를 높인다. 아동의 친부모만이 출생통보 의무를 지닌 현행법상 우리나라에서 태어났지만 국민으로 인정받지 못해 국가 지원체계 밖에서 학대 또는 방임의 위험에 노출된 아동들이 많은 현실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생명, 교육 등 기본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아동이 없도록 실태조사와 법제도 개선 등에 더욱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