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이 자동차 폐자재를 재활용해 만든 드레스 컬렉션 앞에서 기념촬영 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해마다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는 폐기물은 400만톤에 달한다. 세계 탄소 배출량의 10%는 패션산업에서 나온다. 국내에서 하루 버려지는 옷만 최소 225톤이다. 이러한 폐기물과 환경문제를 혁신의 기회로 바꾼다면?

현대자동차가 세계적 디자이너와 함께 자동차 폐자재와 쓰다 남은 원단을 모아 패션 작품을 만드는 이색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시 사용하고, 다시 생각하는, 새로운 스타일’이라는 의미를 가진 ‘리스타일(Re:Style)’ 프로젝트다.

현대차는 이러한 친환경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대중에게 알리는 ‘현대 리스타일 전시(Hyundai Re:Style Exhibition)’를 지난 22일 서울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AP 어게인에서 개막했다. 오프닝 이벤트에는 주요 관계자를 비롯해 모델 한혜진, 가수 씨엘, 산다라박, 더보이즈 케빈 등 25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업사이클링(upcycling)은 버려지거나 쓸모없는 소재를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디자인을 가미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차는 자동차와 패션 산업에서 배출하는 막대한 쓰레기와 탄소량을 다시 생각해보고 폐기물에서도 멋진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기 위해 리스타일 프로젝트를 기획, 2019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이자 아디다스의 게스트 디자이너로 유명한 제레미 스캇(Jeremy Scott)과 함께 제작한 ‘2023 리스타일 컬렉션’과 지난 3년 간의 컬렉션을 한데 모은 ‘아카이브 전시’를 동시에 선보이고 있다.

2023 리스타일 컬렉션에서는 자동차 재료에 제레미 스캇 특유의 엉뚱함과 재치 넘치는 디자인을 입힌 ‘오트쿠튀르(haute coutureㆍ최상급 맞춤패션)’ 드레스가 공개됐다. 자동차 폐자재 뿐만 아니라 최근 공개된 신차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에 사용된 소재로 만들어져 지속가능성의 의미를 더했다. 이 밖에도 ‘아이오닉6′에 적용된 바이오 플라스틱 스킨(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소재가 함유된 원단)과 안전띠, 후미등, 와이퍼, 휠캡 등을 재활용했다.

아카이브 전시에서는 리스타일 앰버서더인 로렌 바서(Lauren Wasser)가 컬렉션 옷을 입고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여성 위생용품 부작용으로 두 다리를 잃은 로렌 바서는 황금빛 의족을 차고 런웨이에 오르는 등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활발하게 활동 중인 글로벌 패션모델이다.

①컬렉션 소재로 사용할 자동차 부품을 살펴보고 있는 제레미 스캇. ②현대자동차의 친환경 업사이클링 프로젝트인 ‘현대 리스타일 전시’에서 공개된 드레스. ③왼쪽부터 제레미 스캇, 현대자동차 브랜드마케팅본부장 지성원 전무, 로렌 바서.

이번 전시는 드레스 컬렉션 공개에 그치지 않고 전동화(전기차나 하이브리드처럼 전기로 움직이는 것)와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전시장 입구에서는 전동화 차량에 사용된 친환경 소재들에 관한 영상이 나온다. 또 전동화 라인업을 상징하는 기하학 형태의 ‘파라메트릭 픽셀’을 모티브로 제작한 소품과 콘텐츠를 곳곳에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별도로 마련한 카페 공간에서는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관련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파라메트릭 픽셀이 들어간 마이크로 미니백, 노트, 키링 등 리스타일 굿즈도 전시 및 판매한다.

리스타일 전시는 오는 4월 9일까지 매일(11시~19시) 진행된다. 관람은 무료다. 사전에 온라인으로 예약해 방문하거나 별도의 예약 없이 현장에서도 입장이 가능하다.

현대자동차 브랜드마케팅본부장 지성원 전무는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출시에 맞춰 전동화 혁신 비전과 문화 콘텐츠를 접목하는 등 다방면의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처음이자 새롭게 시도하는 리스타일 전시를 통해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과 혁신성을 고객에게 전달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