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형(實感型) 콘텐츠’란 첨단 기술로 인간의 인지능력과 감각기관을 자극해 가상의 대상, 혹은 상황에 대해 실제와 똑같이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콘텐츠를 말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 세계 실감형 콘텐츠 시장 규모가 2017년 289억달러(약 37조원)에서 2023년 3641억달러(약 469조원)로 대폭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물론 국내 대기업들도 실감형 콘텐츠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워가고 있다.
이와 함께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 등 실감형 콘텐츠 기반 스타트업도 많이 생겨났다. 하지만 스타트업들이 신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자체 인프라까지 구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서울산업진흥원(SBA)이 서울 동북권(東北圈)에 구축한 ‘XR스튜디오’가 ‘글로벌 미디어 콘텐츠 제작 허브’로 자리매김하며 XR(eXtended Reality·확장현실) 산업의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XR스튜디오…뉴미디어 콘텐츠 분야 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신기술이 발전하는 속도는 갈수록 더 빨라지고 있다.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을 논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AR(Augmented Reality·증강현실)이 등장했고, 이 두 가지를 복합한 것이 MR(Mixed Reality·혼합현실)이다. MR 기술로도 아쉬운 부분을 채우는 것이 바로 XR이다.
서울산업진흥원의 XR스튜디오는 그 이름처럼 기존 VR과 MR을 통합해 XR까지 구현할 수 있는 첨단 스튜디오다.
XR스튜디오는 LED월(wall)과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기존 스튜디오 세트의 물리적 한계에서 벗어나 원하는 모든 환경을 고화질의 가상환경으로 구현한다. 콘텐츠 내 배경 현실을 확장해 실제 영상과 함께 촬영할 수 있다. 영상 제작 시 로케이션 촬영을 대체할 수 있어 더욱 각광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되고 오프라인 촬영지가 폐쇄되며 XR 콘텐츠가 주목받았고,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며 시장 수요가 더욱 증가했다.
XR 촬영은 기존 크로마키(chroma key) 촬영 등의 영상 합성 콘텐츠보다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원하는 대로 배경을 선택한 뒤,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물리적인 세트 설치와 철거로 인한 폐기물도 줄여 환경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테스트베드 운영 후 ‘공공 미디어 스튜디오’로 발돋움
서울산업진흥원의 XR스튜디오는 992㎡(약 300평) 규모의 서울창업허브 창동 내 뉴미디어 스튜디오에 마련됐다. ‘단계적인 영상기술 스튜디오 구축’을 목표로 한 장기 사업 계획에 따라 너비 11m, 높이 3m의 규모의 ‘ㄷ’자형 LED월이 세워졌고, 트래킹(tracking) 카메라 등 핵심 시설을 구축했다. 뉴미디어 콘텐츠 분야 스타트업이 XR 콘텐츠를 자유롭게 제작하고, 비용 부담은 최소화할 수 있는 ‘공공 미디어 스튜디오’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우선 XR 콘텐츠 테스트베드(test bed·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 등을 시험하는 시스템) 운영으로 사업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이를 통해 CF·웹드라마·뮤직비디오·IR홍보자료·영화·라이브커머스까지 독자적으로 제작 지원하는 XR 특화 스튜디오로서의 역량을 키워나갈 예정이다.
남궁선 서울산업진흥원 창업허브 2팀장은 “스타트업은 힘든 코로나19를 거치면서도 혁신적인 사업들로 동북권역 경제를 이끌었다”고 말하며 “▲스타트업 발굴·육성 ▲글로벌 마케팅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 지원 등으로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성장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적기관의 미래 지향적 미디어 지원 프로그램”
[인터뷰] 김동조 서울산업진흥원 창업허브2팀 책임
서울산업진흥원은 현재 마포·성수·창동·마곡 등에서 서울창업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XR스튜디오를 개관한 서울창업허브 창동은 뉴미디어 중심의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번 사업을 주관한 김동조 창업허브2팀 책임과 이야기를 나눴다.
-XR스튜디오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 진출하는 데 영상 기술 구현에 한계를 느끼는 국내 콘텐츠 스타트업과 뉴미디어 제작사 등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는 고민에서 탄생했다. 새로운 ‘판로 개척’ 지원 방법을 찾다가 XR스튜디오를 떠올렸다.”
-올해 대규모 XR스튜디오가 많이 생겼다. 서울산업진흥원의 XR스튜디오가 갖는 의의는.
“현재 XR스튜디오가 증가하는 추세다. 그런데 스타트업은 제작 비용이나 기술 난도(難度)에 막혀 어려움을 겪기 쉽다. 서울산업진흥원의 XR스튜디오는 스타트업의 역량 강화를 유도하고, 공적 기관에서 지원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인 미디어 지원 프로그램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XR스튜디오의 향후 추진 방향은.
“단순히 XR스튜디오를 오픈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작 기술 지원 ▲XR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 교육 등 다방면에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XR스튜디오 조성 사업은 서울 동북권의 콘텐츠 허브를 구축한다는 장기적인 계획의 첫 발판이다.”
서울창업허브 창동
서울창업허브 창동은 창업 인프라가 부족한 동북권(東北圈)에 ‘뉴미디어 마케팅’ 특화 시설로 조성됐다. 총 22개 기업이 들어갈 수 있는 서울창업허브 창동은 현재 모두 입주가 완료된 상태다. 이곳은 글로벌 진출이 가능한 유망 스타트업이라면 기업모집 공고 후 입주할 수 있다. 서울창업허브 창동에는 글로벌 마케팅 지원 프로그램이 있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또한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마케팅 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서울창업허브 창동은 지하 1~4층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하 1층은 뉴미디어 스튜디오로 XR 및 온라인 콘텐츠 제작·송출 지원 스튜디오가 있다. ▲1층은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2~3층은 입주 기업 전용 공간 ▲4층은 운영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